'저도 개 데려올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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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1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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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개가 아파서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병원비가 70만원씩이나 하더라고요. 사람인 저도 그렇게 안 나오는데.."

지난 10일 강원도 춘천 송암레포츠타운에서 열린 제2회 강원펫페스티벌 개막식 현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축사로 나서 한 말이다.

최 도지사는 "멋있는 개, 잘 생긴 개, 희한하게 생긴 개, 아름다운 개, 묘기 부리는 개 등 정말 다양한 개들이 있는 강원펫페스티벌을 찾아주신 애견 가족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자신이 키우는 개 '말복이' 이야기를 꺼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말복이는 좋은 이름은 아니다. 최 도지사는 특히 "말복이는 유기견 출신으로 누군가가 자신에 떠안긴 유기견"이라면서 처음 말복이를 접했을 때의 심드렁했던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정치를 하다보면 자신이 진정 원하지 않는 일들도 해야 한다. 최 지사 역시 동물보호 이미지를 위해 누군가가 건의한 말복이를 입양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말복이는 어느새 도지사의 지갑을 통째로 털어가는 가족의 한 구성원이 됐다.

그는 펫페스티벌에 말복이를 데리고 오지는 않았다. 그는 "말복이가 너무 못생긴데다 요새는 털갈이를 심하게 하고 있다"며 "차마 밖에 내놓기가 챙피스럽다"고 말했다.

이 역시 본심은 아닌 셈이다.

그는 "말복이를 통해 애견산업이 (규모 면에서)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있다"며 "춘천애견체험박물관이 내년 말 완공돼 애견문화 확산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려동물 종합서비스 기업 동물과사람이 개최한 이 행사는 한국애견연맹이 주최하는 FCI국제도그쇼와 함께 열렸다. 참가자와 시민 등 3만여 명과 반려견 1800여 마리가 참가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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