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겐 닥터 이황희의 내추럴뷰티] 예뻐지려고 맞은 필러, ‘강남언니’ 된 사연

  • 입력 2016년 4월 8일 18시 22분


“분명 예뻐지려고 미용주사를 맞은 건데, 병원 문을 나서보니 길거리에 저랑 비슷해보이는 여성이 너무 많아 속상했어요.” 병원을 찾은 한 30대 여성이 얼굴에 주입한 필러를 녹이겠다며 토로한 이야기다.

최근 쁘띠시술은 시술의 개념을 넘어 마치 메이크업을 하듯 기분에 따라 얼굴 분위기를 바꾸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추세다. 저렴하고, 간단하고, 이미지가 즉각 개선되는 등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우울할 때 으레 신상백이나 구두를 지르듯 ‘닥터쇼핑’에 나서는 사람이 적잖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보톡스·필러 원료 판매액은 한 해 약 15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쁘띠성형 중 선호도가 높은 게 필러 시술이다. 주사 한번으로 시술 즉시 원하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주사법은 자칫 공장에서 찍어나온 제품처럼 획일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고유의 분위기와 매력을 갖고 있다. 미용성형의 성공 키포인트는 개성을 살리는 선에서 최대한의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것이다. 아무리 예뻐도 이물감이 지나치거나 찍어낸 듯 똑같은 인상을 가진 사람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아주 간단한 필러 시술조차 경험이 적은 의사에게 시술받으면 순식간에 ‘강남형 얼굴’로 변하기 십상이다. 무작정 볼륨을 키우거나, 얼굴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필러를 주사하면 인상이 서로 비슷해지기 쉽다.

필러 시술은 동안을 연출하는 데 가장 사랑받는다. 뺨이 움푹 패였거나, 이마가 빈약하거나, 광대가 밋밋하면 원래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게 된다. 이때 생기를 살리려면 ‘적당한 볼륨감’ 주기만한 게 없다.
필러는 한번 주사로 안면부를 채워주지만 문제를 잠시 해결하는 임시방편적 측면이 크다. 히알루론산 필러를 기준으로 시술 2~3개월 후에는 필러제가 체내로 흡수돼 얼굴 볼륨이 다시 꺼지므로 정기적으로 재시술에 나서야 한다.

최근에는 ‘콜라겐’이 이같은 문제의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콜라겐은 피부 속 탄력을 높이는 물질로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이로써 피부가 처지고 잔주름이 형성되는 등 노화가 초래된다. 기존 레이저시술이나 실리프팅 등 탄력시술도 모두 콜라겐 양을 증가시켜 피부를 젊게 만드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콜라겐 양을 늘리는 데에는 물질 자체가 증식되도록 돕는 콜라겐 촉진 시술이 적합하다. 대표적인 게 ‘스컬트라’다. 피부 속 콜라겐 생성을 유도해 피부 스스로 볼륨을 되찾게 하고 턱선, 뺨, 팔자 주름, 입가 주름 등 얼굴 전반의 주름을 다림질하듯 완화시킨다.

무엇보다 식물성 성분인 PLLA(Poly-L-Lactic Acid)를 주성분으로 해 안전하다. 주사제는 수분·이산화탄소·당으로 대사돼 인체에 남지 않는다. PLLA 성분은 유럽에서 1999년 링클필러(wrinkle filler, 주름개선용 필러)로 허가받은 뒤 전세계에서 120만 건 이상의 시술을 통해 주름개선 효과(적응증)를 인정받은 뒤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주사 후 콜라겐이 서서히 차오르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운 결과를 형성한다. 시술 후 2년 이상 결과가 지속돼 얼굴에서 빨리 사라져 자주 재시술에 나서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필자는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BB(베이비뷰티) 포인트’를 찾아 더욱 사랑스러운 얼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분위기는 마치 사랑할 때의 얼굴을 살린 ‘러브하트 페이스’다. 눈밑, 이마, 앞광대, 귀족라인이 우아하게 이어진 형태의 하트라인이 살아있으면 생기가 넘쳐 보이게 된다. 우선 얼굴 중안부의 볼륨을 살려 생기를 불어넣은 뒤 처진 살을 올려 작고 갸름한 얼굴로 연출한다.

다만 고객의 얼굴형에 따라 달리 시술해야 한다. 주사제를 잘 넣는 것 못잖게 올바른 디자인이 관건이다. 고객의 얼굴상태, 대칭, 대비, 개성 등을 고려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령 달걀형 얼굴은 애플존(앞광대) 부위에 관자놀이 방향으로 부메랑 형태로 부드럽게 올려주듯이 스컬트라를 주입하면 좋다. 마치 볼터치를 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둥근 얼굴은 사선으로 살짝 내려준다는 느낌으로 앞 광대뼈부터 아래 사선으로 스컬트라를 주입한다.
각진 얼굴은 BB포인트 시술 효과가 가장 큰 얼굴형태다. 타인의 시선이 고객의 중심으로 향하도록 얼굴 안쪽 볼 방향으로 스컬트라를 주사하는 게 포인트다.

긴 얼굴은 가로 방향으로 주사해 짧아 보이도록 유도한다. 미소를 지었을 때 올라오는 애플존에서 시작해 옆으로 길게 둥근 형태로 주사한다.

필자는 시술 전 개인 얼굴의 황금 비율 찾기 위해 ‘황금자’를 활용한다. 입체적인 동안으로 변신하려면 단순히 빈약한 부위에 주입한다고 될 게 아니라 얼굴의 구획을 나누는 작업이 중요하다.

얼굴은 자신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만큼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성형하면 당연히 예뻐지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은 성형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자신이 확실한 주관을 갖고 ‘어떤 이미지로 개선하고 싶은지’ 차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병원 직원들의 취향에 흔들리지 않고, 의사와 잘 상담해 자신의 개성을 살리되 얼굴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강남미인화(化)를 막는 길이다.

칼럼/글 = 이황희 청담엔비클리닉 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