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AI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한 주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글로벌 빅테크 기업부터 우리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새로운 AI 소식까지 핵심만 짚어드립니다.
앤트로픽, 게이츠 재단과 파트너십 체결 “AI 혜택 확대”
앤트로픽이 게이츠 재단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 출처=앤트로픽
글로벌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5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글로벌 공익 재단인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이하 게이츠 재단)과 2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보조금, 클로드(Claude) 사용 크레딧, 기술 지원을 포함한 이번 협약은 글로벌 보건, 생명과학, 교육, 경제적 이동성 4개 분야에 집중되며 향후 4년간 미국 및 전 세계 파트너들과 함께 실행됩니다.
앤트로픽은 게이츠 재단과의 파트너십 공식 발표에서 “이번 협약은 시장 논리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려운 영역에서 AI의 혜택을 확대하려는 앤트로픽의 노력의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의 가장 큰 비중은 글로벌 보건 분야입니다. 앤트로픽은 현재 필수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저·중소득 국가 인구가 약 46억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앤트로픽은 게이츠 재단 및 협력 기관과 함께 새로운 백신·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각국 정부가 보건 데이터를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인력 배치, 공급망 관리, 발병 감지 등의 의사결정에 보건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보건부 및 실행 파트너들과 함께 모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도 클로드가 투입됩니다. 앤트로픽은 “소아마비 백신 후보를 전임상 개발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계산적으로 선별하는 과정을 더 빠르고 쉽게 만들어 초기 개발 일정을 단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HPV(Human Papillomavirus, 인유두종바이러스)와 전자간증(preeclampsia)을 위한 신규 치료제 선별 작업도 함께 진행됩니다. HPV는 연간 약 35만 명의 사망을 야기하며, 그 중 90%가 저·중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말라리아·결핵 퇴치를 위한 질병 예측 모델 고도화도 포함됐습니다. 앤트로픽은 게이츠 재단 산하 연구 그룹인 질병 모델링 연구소(IDM)와 파트너십을 맺어, 치료제 배포 방향을 결정하는 예측 모델을 개선하고 모델링 비전문가도 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교육 분야에서는 미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도의 초·중·고등학생(K-12)을 대상으로 한 도구를 공동 개발합니다. 수학 튜터링, 대학 진학 상담, 교육과정 설계에 활용될 모델 벤치마크, 데이터셋, 지식 그래프 등 AI 공공재도 함께 만듭니다. 첫 번째 결과물은 올해 말 공개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클로드가 K-12 학생에게 근거 기반 튜터링과 진로 지도를 제공하는 교육 도구를 구동합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인도에서는 기초 문해력 및 수리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AI 앱을 개발합니다. 이 작업은 게이츠 재단 및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AI 교육 연합(GAILA, Global AI for Learning Alliance)의 일환으로 이미 시작됐습니다.
경제적 이동성 분야에서는 소농(smallholder farming)에 의존하는 약 20억 명의 생계 개선이 핵심입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의 농업 특화 개선, 지역 작물 데이터셋, 농업 분야 성능 평가 벤치마크를 개발해 공공재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는 세 가지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학교와 직장을 이동하며 축적한 개인 역량·자격증 이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동식 기록 개발, 구직 초년생과 재교육 중인 사람들을 위한 진로 지도 제공, 그리고 훈련 프로그램 데이터와 취업 결과를 연계해 어떤 지원책이 실제 취업과 임금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를 측정하는 도구 개발입니다.
이번 발표를 앤트로픽의 전략적 정체성 재정의로 읽는 분석이 많습니다. 앤트로픽은 안전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번 협약은 ‘유익성’을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금액으로 처음 정의했다는 점이 그 이유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벤치마크 전략입니다. 앤트로픽은 의료 AI와 농업 AI 성능을 측정하는 평가 프레임워크를 공공재로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분야에 진입하려는 모든 경쟁사가 앤트로픽이 설계한 기준 위에서 경쟁하게 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선의의 공공재가 동시에 표준 선점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앤트로픽은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클로드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사고와 의사결정 과정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픈AI, 챗GPT에 재무 관리 출시···기존 금융 서비스 대체하나
오픈AI가 챗GPT에 재무 관리 기능 파이낸스 프리뷰를 출시했습니다 / 출처=오픈AI 글로벌 AI 기업 오픈AI(OpenAI)가 5월 15일 자사 AI 서비스 챗GPT(ChatGPT)에 개인 재무 관리 기능 ‘파이낸스(Finances)’의 프리뷰를 출시했습니다. 미국 내 챗GPT 프로(Pro, 월 100달러) 구독자 일부를 대상으로 은행·투자 계좌를 연동해 실제 금융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픈AI는 공식 발표를 통해 “매달 2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미 챗GPT에 재무 관련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재무에 관한 챗GPT의 비전은 사용자가 자신의 재정 생활을 개선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기능의 기술적 토대는 금융 데이터 연결 플랫폼 플레이드(Plaid)와의 파트너십입니다. 플레이드를 통해 체이스(Chase), 피델리티(Fidelity), 슈왑(Schwab), 로빈후드(Robinhood), 캐피털 원(Capital One) 등 1만 2000개 이상의 금융기관 계좌를 연동할 수 있습니다. 은행 계좌, 신용카드, 투자 계좌 등 주요 계좌 유형을 지원합니다.
계좌를 연결하면 포트폴리오 성과, 월별 지출 내역, 구독 서비스 현황, 예정 납부 항목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하는 대시보드가 생성됩니다. 사용자는 저축 목표, 담보 대출 내역, 예정 지출 등 개인 맥락을 ‘재무 메모리(Financial Memories)’로 저장해 이후 대화에서 더 맞춤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챗GPT 사이드바에서 파이낸스를 선택하거나, 대화창에 ‘@Finances, connect my accounts’라고 입력하면 플레이드를 통한 계좌 연동이 시작됩니다. 현재 웹과 iOS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기존 챗GPT의 재무 답변은 일반론에 그쳤습니다. 실제 계좌 데이터 없이 ‘저축을 자동화하세요’, ‘지출을 추적하세요’ 수준의 조언만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능은 이 한계를 허물 것으로 보입니다. 연동된 실계좌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근 지출이 늘어난 것 같은데, 뭔가 달라진 게 있나요?’, ‘5년 안에 집을 사려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요?’, ‘안 쓰는 구독 서비스를 정리하면 얼마나 절약이 될까요?’ 등 맞춤형 질문에 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오픈AI의 최신 추론 모델인 GPT-5.5 Thinking으로 동작합니다. 오픈AI에 따르면 50명 이상의 금융 전문가와 협력해 자체 개인 재무 벤치마크를 개발했습니다. GPT-5.5 Thinking은 100점 만점에 79점, GPT-5.5 Pro는 82.5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파이낸스 기능 출시는 오픈AI의 지난 4월 인수 행보와 맞닿아 있습니다. 오픈AI는 지난달 리빗(Ribbit),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 레스티브(Restive) 등이 투자한 개인 재무 스타트업 히로(Hiro)를 인수했습니다. 히로 팀의 재무 분야 전문성이 이번 기능 개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술만이 아니라 금융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전문 인력을 함께 확보한 셈입니다.
오픈AI는 현재 플레이드에 이어 인튜이트(Intuit) 연동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동이 완료되면 신용카드 승인 가능성 분석, 주식 매도의 세금 영향 추산, 지역 세무사 연결 등 더 심층적인 재무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이번 오픈AI의 행보는 업계에서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건강 관리(ChatGPT Health)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 재무 관리까지 추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코딩(Codex), 쇼핑, 웹 브라우징까지 더하면 챗GPT는 하나의 대화 인터페이스로 일상의 고가치 의사결정 대부분을 처리하는 구조가 됩니다. 단순 AI 챗봇에서 삶의 주요 결정을 위임하는 개인 에이전트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기존 핀테크 서비스와의 충돌도 불가피합니다. 가계부 앱은 물론, 은행 앱이 제공하던 지출 분석 기능이 챗GPT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향후 인튜이트 연동이 완성되면 금융 상품의 발견·비교·신청 과정 전체를 챗GPT 인터페이스에서 처리하게 됩니다. 기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고객과의 직접 접점을 AI 플랫폼에 내줄 수 있다는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오픈AI는 “사용자 은행 로그인 정보를 직접 저장하지 않으며 인증은 플레이드가 토큰 방식으로 처리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계좌 연결을 해제하면 동기화된 금융 데이터는 30일 이내에 오픈AI 시스템에서 삭제됩니다. 임시 채팅 사용 시에는 연동 계좌에 접근하지 않으며, 기존에 모델 학습 데이터 제공을 거부한 사용자는 재무 대화 데이터도 자동으로 학습에서 제외됩니다.
그러나 오픈AI가 집적된 재무 데이터를 모델 학습 이외의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한 투명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픈AI는 이 기능이 전문 금융 자문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AI의 오판이 잘못된 재무 결정으로 이어질 때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것이 일부 업계 시각입니다. 이에 법적 리스크를 의식한 면책 설계도 함께 읽힙니다.
한편 오픈AI는 파이낸스 기능에 초기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뒤 챗GPT 플러스(Plus, 월 20달러) 사용자로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메타, 인코그니토 채팅 기능 공개로 ‘새로운 AI 표준’ 제시
메타가 왓츠앱에 인코그니토 채팅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 출처=메타 플랫폼스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가 5월 13일(현지 시간) 자사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WhatsApp)에 ‘인코그니토 채팅(Incognito Chat)’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메타 AI(Meta AI)와 나누는 대화를 회사조차 열람할 수 없도록 하드웨어 수준에서 격리 처리하는 방식이 핵심입니다. 독립형 메타 AI 앱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됩니다.
메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인코그니토 채팅은 AI 추론 전 과정을 신뢰 실행 환경(TEE, Trusted Execution Environment) 안에서 처리합니다. 메시지는 메타도 접근할 수 없으며, 세션을 종료하면 대화 내용은 기기에서도 사라집니다.
이번 기능의 기술적 토대는 메타가 지난해부터 개발해온 ‘프라이빗 프로세싱(Private Processing)’ 아키텍처입니다. 사용자 메시지가 메타 서버에 도달하는 순간, AMD EPYC 프로세서 기반의 하드웨어 격리 영역(엔클레이브)으로 진입합니다. AI 모델 추론과 응답 생성이 이 영역 내부에서만 이뤄집니다. 메타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나 직원은 물론 외부 공격자도 내용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기존 AI 서비스의 인코그니토 모드와의 차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앨리스 뉴턴-렉스(Alice Newton-Rex) 왓츠앱 제품 부사장은 “다른 앱의 인코그니토 모드는 대화 이력을 저장하지 않을 뿐,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것은 회사 서버에서 여전히 보입니다. 우리 방식은 그 자체가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웹 검색 프라이버시도 함께 처리됩니다. 인코그니토 채팅 중 메타 AI가 최신 정보를 검색할 때, 검색 엔진에는 검색어만 전달되고 사용자를 식별하는 정보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현재 인코그니토 채팅은 텍스트 전용으로 운영됩니다. 이미지 업로드나 생성은 불가능합니다. 세션 중 앱을 닫거나 화면을 잠그면 세션이 종료되고 대화 맥락도 함께 초기화됩니다. 메타 AI는 유해 주제에 대한 질문에는 적절한 정보를 안내한 뒤 답변을 거부하고, 반복될 경우 대화를 중단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새로운 AI 모델도 함께 적용됐습니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이번 인코그니토 채팅에는 메타의 AI 연구 조직인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가 지난달 출시한 자체 최신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가 탑재됐습니다. 기존 왓츠앱 AI 기능에는 더 작은 모델이 쓰였습니다.
추후에는 ‘사이드 채팅(Side Chat)’ 기능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이는 어떤 왓츠앱 채팅에서든 메인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비공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으로, 1대1 대화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시는 왓츠앱과 메타 AI 앱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메타 AI 채팅 화면에서 인코그니토 모드 아이콘을 통해 세션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메타의 이번 발표는 AI 서비스 경쟁의 축이 바뀌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지금까지 주요 AI 기업들의 경쟁은 벤치마크 점수와 모델 성능에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건강, 재정, 법률 등 민감한 정보를 AI에 묻기 시작하면서 “이 회사가 내 대화를 보고 있는가”라는 신뢰 문제가 서비스 채택의 결정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이번 행보는 업계 전반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코그니토 채팅이 일반 사용자 사이에서 확산된다면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비롯한 경쟁 AI 서비스들도 유사한 수준의 프라이버시 아키텍처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 기반의 검증 가능한 프라이버시가 소비자 AI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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