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비 환급 카드 K-패스가 올해 1월 기준금액 초과분을 전액 환급하는 정액제 방식 ‘모두의 카드’를 새로 도입하며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중동발 고유가와 대중교통 혼잡 대응에 나서며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정액제 환급 기준금액을 절반으로 낮추고, 출퇴근 시차시간 기본형 환급률을 30% 포인트 인상하는 ‘반값 모두의 카드’를 시행 중이다.
모두의 카드는 K-패스 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비 환급 제도다 / 출처=K-패스 공식 홈페이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는 지난 4월 16일 참고 자료를 통해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교통비 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모두의 카드(정액제) 환급 기준 금액을 50% 인하한다”고 밝혔다.
모두의 카드, 대중교통 많이 탈수록 유리한 구조
모두의 카드는 K-패스 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비 환급 제도다. 별도 카드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기존 K-패스 카드에 정액제 환급 방식이 추가된 구조다.
매달 말 K-패스 시스템이 해당 월 이용 내역을 분석해 ▲기본형(정률제) ▲모두의 카드(정액제) 일반형 ▲모두의 카드(정액제) 플러스형 중 환급액이 가장 큰 방식을 자동으로 적용한다.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거나 변경할 필요가 없다.
K-패스의 기본형은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금액의 20~53.3%를 돌려준다. 다만 기존에는 월 최대 60회까지만 혜택이 적용됐으나, 올해부터 이 한도가 폐지됐다. 모두의 카드의 경우 월 교통비가 일정 기준금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100% 전액 환급한다. 많이 탈수록 유리하다.
K-패스 이용자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 출처=셔터스톡 대광위에 따르면 올해 4월 14일 K-패스 이용자가 공식적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다. 2024년 5월 출시 이후 약 2년 만이다. 모두의 카드 도입 후에도 매달 20만 명 이상이 K-패스에 신규 가입하고 있다.
또 대광위 집계 결과를 살펴보면 모두의 카드 이용자들은 2026년 기준 월 평균 교통비 6만 3000원 중 2만 1000원을 돌려받았다. 3인 가구 기준 연간 약 75만 원의 교통비를 절감한 셈이다. 계층별로는 청년층이 월 평균 2만 2000원, 저소득층이 3만 4000원을 각각 환급받았다. 특히 모두의 카드(정액제) 방식이 적용된 약 44만 명은 월 평균 4만 1000원을 돌려받아 일반 이용자보다 2배 가까운 절감 효과를 누렸다.
왜 지금 혜택을 더 늘렸나
이번 혜택 강화에는 명확한 배경이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되면서 대중교통 출퇴근 통행량이 전년보다 4.09% 늘었고, 혼잡도도 연이어 치솟았다. 공영주차장 승용차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되면서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토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혼잡 완화 대책 마련 지시에 따라 재정경제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 등 9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TF를 꾸렸다. 범정부 TF의 종합 대책에는 ▲승용차 이용 억제 ▲대중교통 공급 확대 ▲출퇴근 수요 분산 ▲대국민 캠페인 등 4개 분야 32개 세부 과제가 담겼는데, 모두의 카드 혜택 강화는 그 핵심 축 중 하나다.
우선 반값 모두의 카드는 오는 9월까지 정액제 환급 기준금액을 기존의 절반으로 낮추는 것으로 현재 시행 중이다. 이는 고유가 상황 대응을 위해 편성한 2026년 1차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재원으로 활용했다.
수도권 일반 이용자의 경우 기존에는 월 6만 2000원을 초과해야 환급이 시작됐지만, 반값 모두의 카드 적용으로 3만 원만 넘어도 초과분을 전액 돌려받는다. 예를 들어 이번 달 교통비로 5만 원을 지출했다면 기존에는 기준금액에 못 미쳐 한 푼도 환급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기준금액 3만 원을 초과한 2만 원을 전액 환급받게 된다.
일반 이용자(국민)의 기본형(정률제) 기준 출퇴근 시차시간 인센티브 적용 시 환급률 / 출처=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또 반값 모두의 카드에는 대중교통 혼잡 완화를 위한 ‘시차시간 인센티브’도 담겼다. 출퇴근 전후 각 1시간씩 지정된 ▲오전 5시30분~6시30분 ▲오전 9시~10시 ▲오후 4시~5시 ▲오후 7시~8시 등 4개 시차시간에 탑승하면 기본형(정률제) 환급률이 30% 포인트 추가 인상된다. 모두의 카드(정액제) 이용자의 경우 기준금액 초과분을 전액 환급받는 구조 특성상 별도 인센티브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환급 기준금액은 거주 지역·연령·자녀 수·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반값 모두의 카드는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이용분에 한해 적용된다.
대광위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인천에 사는 다자녀(2자녀) 가구의 경우 출·퇴근 혼잡시간을 피해 시차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매달 6만 원을 지출했다. 기존에는 1만 8000원을 환급받았지만, 4월 이용분부터는 3만 6000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광역버스·GTX로 서울 통학하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년은 월 13만 원을 지출했고 기존 환급액은 4만 원이었으나, 반값 모두의 카드 플러스형 적용으로 4월부터는 8만 5000원을 돌려받았다.
K-패스 제휴 카드 발급부터 회원가입·등록까지 필수
모두의 카드 혜택을 누리려면 K-패스 카드가 필요하다. 이미 K-패스 이용자라면 별도 카드를 추가로 발급받을 필요 없다. 단 K-패스 이용자가 아닐 경우 제휴 카드 발급부터 해야 한다.
K-패스 신청 방법 / 출처=K-패스 공식 홈페이지 우선 27개 금융기관 중 한 곳을 선택해 K-패스 전용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 경남은행·새마을금고·신협·전북은행·제주은행은 영업점 창구에서 발급 시 K-패스 가입과 카드 등록까지 대면으로 함께 처리해준다.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이용자라면 이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티머니 K-패스 선불카드의 경우 GS25·이마트24·세븐일레븐·스토리웨이 등 편의점에서 구매한 뒤 K-패스 앱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K-패스 회원가입 후 카드를 등록하는 것이다. 회원가입은 K-패스 공식 앱 또는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 인증을 완료하면 된다. 이어 발급받은 K-패스 전용 카드를 등록한다. 카드를 재발급받은 경우에도 반드시 앱에 새로 등록해야 환급 혜택을 이어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두의 카드 서비스에 동의해야 한다. 회원가입 과정에서 ‘모두의 카드(모두의 패스) 서비스 동의’에 체크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이때 토스뱅크 이용자의 경우 토스 앱 전체 탭 검색창에 ‘토스뱅크 K-패스 체크카드’를 검색하면 카드 발급부터 K-패스 회원가입·카드 등록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혜택 범위 전국으로 확대
모두의 카드 혜택 확대와 함께 유연근무제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공공부문에 시차출퇴근 30% 적용을 이미 권고했으며,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 시 50% 적용 권고로 강화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에도 가이드라인·장려금·컨설팅 등을 통해 유연근무 확산을 유도한다.
반값 모두의 카드는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이용분에 한해 적용된다 / 출처=K-패스 공식 홈페이지 적용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2026년부터 강원 고성·양구·정선, 전남 강진·영암·보성, 경북 영양·예천 등 8개 기초 지자체가 K-패스 사업에 신규 참여해 적용 지역이 총 218개 기초 지자체로 확대됐다. 대광위는 K-패스 이용자 500만 명 돌파를 기점으로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경기도 등 7개 지방정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각 지방정부가 운영해온 어르신 교통카드 혜택을 모두의 카드로 통합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향후 어르신들이 별도 교통카드 없이 모두의 카드 한 장으로 기존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반값 모두의 카드는 고유가 국면에서 현금 지원 대신 교통비 환급 확대를 택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승용차 이용 억제와 대중교통 수요 분산을 동시에 노리는 구조로, 모두의 카드 도입 이후 매달 20만 명 이상이 K-패스에 신규 가입하고 있다는 점은 정책 효과가 실제 이용 행태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반값 혜택은 올해 9월까지 이용분에 한해 적용되는 한시 정책인 만큼, 10월부터는 환급 기준금액이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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