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증 동반 간질성 폐질환은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쉽게 생각… 섬유 조직 쌓여 두껍고 딱딱해져
X선보다 CT 정밀검사가 정확
폐 3대 수칙은 ‘검진-접종-운동’… 미세먼지-흡연 등 관리는 기본
이유 없이 호흡곤란이나 마른기침이 지속된다면 단순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넘기기보다 폐질환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 등 대기 환경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질성 폐질환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호흡곤란이나 마른기침이 지속된다면 단순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넘기기보다 폐질환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간질성 폐질환은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이뤄지는 폐포의 벽을 이루는 ‘간질(間質)’ 조직에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군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폐섬유증이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 간질성 폐질환에서 섬유화가 동반될 수 있다.
섬유화는 손상된 폐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섬유 조직이 과도하게 쌓이는 현상으로 반복될수록 폐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이로 인해 폐의 탄력이 감소하고 산소 교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호흡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된다.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에서는 초기 염증도 중요하지만 실제 환자의 예후를 좌우하는 것은 섬유화의 진행 여부”라며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늦추느냐가 치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원인 다양하지만 ‘섬유화 진행’이 핵심
간질성 폐질환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미세먼지와 곰팡이 같은 환경적 요인, 분진 노출 등 직업적 요인, 류머티즘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일부 약물이나 방사선치료, 흡연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에서는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특발성’ 형태로 진단된다.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도 폐 조직에서는 손상과 회복이 반복되며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함께 질환의 진행 양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활동 시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다. 초기에는 가벼운 숨참이나 기침 정도로 나타나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병이 진행되면 평지 보행이나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숨이 차고 심한 경우 휴식 시에도 호흡이 불편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극심한 피로감, 원인 없는 체중 감소,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둥글게 변하는 곤봉지(clubbing) 현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폐가 딱딱해지면서 호흡이 더욱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조기 진단·꾸준한 관리가 예후 좌우
진단에는 영상 검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흉부 X선 촬영으로 기본적인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폐 조직의 섬유화 패턴과 진행 정도를 정밀하게 평가한다. 영상 소견만으로 확진이 어려운 경우에는 기관지내시경이나 외과적 폐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을 보완한다. 초기 증상이 감기나 노화로 인한 변화와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증상이 지속될 경우 조기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의 목표는 이미 진행된 섬유화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섬유화 진행을 억제하고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염증 치료, 면역억제제, 항섬유화제 등이 사용되며 급성으로 증상이 악화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도입되면서 질환의 경과를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문 교수는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폐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관리 역시 치료만큼 중요하다.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미세먼지나 오염된 공기 노출을 최소화하는 생활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호흡기 감염은 급성 악화를 유발할 수 있어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숨이 찬다고 활동을 줄이기보다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걷기 등 신체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폐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폐 기능 검사와 외래 진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질환 진행을 늦추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특별한 이유 없이 호흡곤란이나 기침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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