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3만원대 5G 요금제, 데이터 다 쓰면 느려진다는데…얼마나?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4월 11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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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동통신사들이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맞춰 5G 요금제를 개편, 신설했습니다. 특히 5G 정규 요금제로는 처음으로 3만 원대 요금제도 등장해 가계 통신비를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통신사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대략 한 달에 4~6GB 정도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들입니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가입하면 2만 원대까지도 가격이 낮아지고, 청년 혜택을 더하면 데이터 제공량도 배로 늘어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본 제공 데이터가 부족하고, 1GB당 가격은 다른 요금제에 비해 오히려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본 데이터 소진 후 400Kbps로 속도 제한이 걸리는 게 터무니없이 낮은 속도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400Kbps는 실제 어느 정도 속도이고, 이런 속도 제한은 왜 있는 걸까요? choXXXX님이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이번에 3만 원대 5G 요금제가 나왔길래 요금제 변경을 고민 중입니다. 그런데 내용을 알아보려고 인터넷 검색하다 3만 원대 요금제는 유튜브를 보기 힘들 정도로 속도가 느리다는 얘기를 봤는데요. 이게 사실인가요?” (일부 내용 편집)

출처=셔터스톡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는 사실상 ‘비상 연락용’으로 제한

5G 요금제가 유튜브를 보기 힘들 정도로 속도가 느리다는 건 사실과 다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조사한 국내 이통3사의 5G 내려받기 속도 평균은 939.14Mbps인데요. 이는 고해상도 유튜브 영상을 아무 문제 없이 보기에 차고 넘칠 정도의 속도입니다. 당연히 최저가 요금제라고 해서 다른 요금제와 달리 기본 속도에 제한을 두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고 난 후 ‘속도 제한’ 구간에서는 유튜브를 보기 힘들 정도로 속도가 느린 게 맞습니다.

현재 5G 최저가 요금제들의 경우 3사 모두 데이터 소진 후 속도를 최대 400Kbps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400Kbps는 1초에 400Kb(킬로비트)를 전송하는 속도를 말하는데요. 바이트로 환산하면 1초에 약 48KB(킬로바이트)에 해당합니다.

SK텔레콤의 컴팩트 요금제. 기본 제공 데이터 6GB를 다 사용하면 최대 400Kbps로 속도가 제한된다 / 출처=SK텔레콤

카카오톡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전송하면 대략 200KB~500KB 수준으로 압축한 사진이 전송되는데, 이렇게 화질을 낮춘 사진을 받는 데만 해도 4~10초까지도 걸리는 속도라는 거죠. 이러니 400Kbps로는 웹서핑도 글자 위주의 웹사이트가 아니면 힘듭니다. 유튜브 영상을 정상적으로 시청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고요. 결국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등의 용도로만 사용이 제한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속도 제한이 있는 걸까요? 현재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요금제는 월마다 일정 용량의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고, 이를 모두 소진하면 그 이후부터는 데이터 이용 속도를 제한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데이터 소진 후에 사용량에 비례해 추가 과금이 이뤄지던 과거 요금제들과 달리 요금 폭탄을 맞을 걱정이 없어 ‘데이터 안심 요금제’ 혹은 '안심 옵션' 등으로도 불립니다.

최대 속도 400Kbps에서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로만 용도가 제한된다 / 출처=셔터스톡

통신사 입장에서 보면 사용자가 이미 한 달에 쓰기로 한 데이터를 다 사용했으니, 그에 맞춰 이용에 제약을 거는 건데요. 데이터를 완전히 차단하면 소비자 불편이 크니 대신 최소한의 용도로만 데이터를 쓸 수 있게 속도를 제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속도 제한은 소비자 불이익보다는 데이터를 다 소진해도 비상 연락, 내비게이션 사용 등 한정된 용도로나마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게 소비자 편익을 제공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신사들이 과거 이런 형태 요금제를 소개하고 홍보할 때 ‘데이터 무제한 이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소비자 오해를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 일부 통신사는 아직도 ‘4GB + 무제한’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또 소비자 입장에선 400Kbps라는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 보니,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은 데이터 소진 후 제공되는 속도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알려주기도 합니다.

출처=토스 모바일

참고로 좀 더 고가 요금제로 갈수록 속도 제한이 걸리더라도 400Kbps보다는 좀 더 넉넉한 속도가 제공되곤 합니다. 1Mbps 이상이면 웹서핑, 음악 감상까지는 큰 문제 없이 가능하고, 3Mbps는 저화질 영상, 5Mbps는 고화질 영상을 보는 데도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도 영상 시청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속도로 계속 이용하고 싶다면 속도 제한이 3Mbps 이상인 요금제를 선택하길 권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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