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도슨트’가 소개하는 ‘조선시대 공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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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8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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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종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이 조선시대 공평동을 정보통신기술로 재현했다. 공평동은 조선시대 당시 한양 행정구역 5부(部) 중 중부(中部) 견평방(堅平坊)에 속한 지역으로, 한양 중심부에 위치했다. 현재 조선시대 건물지와 골목길 흔적만 남아서 당시 공평동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에 서울역사박물관은 증강현실(AR)을 활용,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 당시 모습을 재현했다. 전시관의 규모는 약 4,000제곱미터로, 현장 곳곳에서 조선시대 공평동의 모습과 관련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 현장. 출처=IT동아

조선시대 공평동 일대 골목길과 건물, 증강현실(AR)로 재현

지난 2015년 당시 공평동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한양에서 근대 경성에 이르는 골목길과 건물터가 발굴된 바 있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은 도시유적의 흔적을 보전하기 위해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조선시대 공평동 일대 골목길과 건물을 보다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깊이에 따른 유물 관련 역사 이야기 ▲'ㅁ'자 집 건축 시뮬레이션 ▲인사이드 이문 ▲ 조선시대 전동 골목길 등의 전시를 AR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서비스를 개발했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 전시관 로비에서 AR 전용 태블릿을 대여하자. AR 공평도시유적전시는 스마트폰으로도 관람할 수 있지만, 주최 측은 정교한 그래픽으로 실감나는 재현을 즐기기 위해 태블릿PC용 콘텐츠 체험을 추천한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 AR 안내판을 이용하는 모습. 출처=IT동아

관람을 시작했다. AR 안내판의 QR코드를 태블릿으로 스캔하니, 전시관 내부를 축소한 형태의 증강현실이 안내를 시작했다. 각 시나리오를 체험하기 전 이용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깊이에 따른 유물 관련 역사 이야기 전시공간. 출처=IT동아

첫 번째 시나리오인 ‘깊이에 따른 유물 관련 역사 이야기’ 전시공간으로 이동했다. 이곳에 있는 QR코드를 태블릿으로 스캔하니, AR 도슨트가 층별 안내와 관련 유물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AR도슨트가 깊이에 따른 유물 관련 역사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 출처=IT동아
AR도슨트가 깊이에 따른 유물 관련 역사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 출처=IT동아

공평동을 발굴할 당시 총 4개의 문화층이 확인됐다. 현재 전시관에 복원한 문화층은 Ⅳ문화층(16~17세기)으로 4개 문화층 가운데 가장 많은 유구가 남아있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이 공간에서는 지층별 시기와 특징, 출토된 유물을 실제의 모습과 함께 AR로 확인할 수 있다.
‘ㅁ’자 집 터를 전시한 공간. 출처=IT동아

‘ㅁ’자 집 터를 전시한 공간으로 이동했다. ‘ㅁ’자 집 터에는 공평동 유적에서 발굴한 주거지 중 초석과 마당, 배수로 등이 보존돼 있었다. ‘ㅁ’자 집을 통해 조선시대 견평방 일대의 가옥 형태가 어땠는지 추측할 수 있다.
‘ㅁ’자 집을 AR로 복원한 모습. 출처=IT동아
‘ㅁ’자 집을 AR로 복원한 모습. 출처=IT동아

QR코드를 스캔하고 ‘ㅁ’자 집터를 전시한 공간을 태블릿으로 비추니, 조선시대 집 짓는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당시 집의 모습이 AR로 복원됐다. 태블릿PC로 체험할 경우, 투명도를 조절해 가옥 내부의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문안길과 석축을 안내하는 표지판. 출처=IT동아
이문안길과 석축을 안내하는 표지판. 출처=IT동아

조선시대 이문을 재현한 공간으로 이동했다. 조선시대 이문은 야간 통행자를 검문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워졌다. 공평동에 위치한 이문은 인조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능성구씨 가옥으로 통하는 길을 통제할 목적으로 설치됐다. 당시 이문 안으로는 순라꾼(당시 궁궐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도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통제가 엄격했다고 한다.
공평동 이문과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교육용 영상이 재생되는 모습. 출처=IT동아

안내 표지판에 QR코드를 스캔하자, 공평동 이문의 모습을 AR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문과 관련된 이야기도 영상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조선시대 전동 골목길 터. 출처=IT동아

조선시대 전동 골목길 터로 이동했다.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전시관이 조성되기 전까지도 사람들이 이용한 골목길이라고 한다.
AR로 복원한 조선시대 전동길의 모습. 출처=IT동아
AR로 복원한 조선시대 전동길의 모습. 출처=IT동아

QR코드를 스캔하고 조선시대 전동 골목길 터를 태블릿으로 비추니, 당시 여러 가옥의 모습과 사람들이 나타났다. 태블릿을 들고 이동해도 AR 콘텐츠가 끊김 없이 비추는 곳마다 당시 골목길의 모습을 재현했다.

모바일 엣지 컴퓨터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AR도슨트 체험 가능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의 AR도슨트 체험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QR코드 스캔으로 진행된다. 전시관에 설치한 3대의 MEC(Mobile Edge Computer)를 통해 메시 네트워크를 형성한 덕분이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 설치된 MEC 기기의 모습. 출처=IT동아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인터넷이 불안정한 지하에 위치한 탓에 안정적인 실감형 콘텐츠 구현이 어려운 문제를 겪었다. AR 또는 VR 콘텐츠의 용량이 상대적으로 큰 탓도 있었다. 이에 MEC 메시 네트워크를 활용해 누구나 데이터 걱정 없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A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AR도슨트 서비스를 공급한 ㈜공간의파티 강진규 대표는 “전시 공간 각 지점에서 가까운 MEC 장비에 접속한 후 장비 내에 저장된 AR 콘텐츠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콘텐츠가 MEC에 있다보니, 앱을 설치해 데이터 로딩을 기다릴 필요 없이 쾌적한 AR도슨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 김용석 관장은 “흔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조선시대 공평동의 모습을 첨단기술을 통해 재현해 색다르고 유익한 전시로 꾸렸다”며 “앞으로도 유익한 전시관람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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