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의 건강]비거리 뽐내다 팔꿈치 부상… 중년 남성 ‘골프 엘보’ 조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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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딱…딱….’ 직장 동료와 함께 스크린 골프를 찾은 김 부장(52)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연스레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기 시작한다. ‘퍽.’ 결국 과도한 힘이 들어갔는지 ‘뒤땅(공 뒤의 땅바닥)’을 치고 말았다. 팔에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손목은 저리고 팔꿈치가 욱신거린다. 다음 날 결국 팔꿈치 보호대를 차고 출근하는 김 부장. 병원에서 골프 엘보를 진단받았다. 장타 욕심이 골프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년 남성들의 스포츠는 단연 ‘골프’다. 특히 직장인들이라면 친목도모로 골프만큼 좋은 매개체가 없다. 실제 한 설문조사기관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크린골프가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70%에 육박했다. 특히 중년 남성들은 골프가 부상의 위험이 적은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부담없이 선택한다.

골프는 허리부터 어깨, 팔, 다리 등 전신을 쓰는 운동이다. 특히 힘이 잔뜩 들어가는 스윙 동작이 많고 한쪽 근육과 관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편측 운동이라는 점에서 곳곳에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김 부장처럼 공 뒤의 땅바닥을 치게 되는 뒤땅으로 인한 골프 엘보(내측 상과염)가 대표적이다. 골프 엘보는 땅을 내리치면서 발생하는 강한 충격과 반복적인 팔 사용으로 팔꿈치 인대와 근육이 손상되고 팔꿈치 뼈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골프 엘보가 근력과 골밀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40, 50대에게 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9만3218명의 골프 엘보 남성 환자 중 40, 50대는 5만346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골프를 취미로 시작한 중년 남성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골프 엘보를 초기에 일시적인 근육통 정도로 여기고 파스나 진통제로 견디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골프 엘보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되거나 만성질환으로 발전해 완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

물건을 잡을 때 팔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통증이 골프 엘보의 가장 큰 특징이다. 통증으로 악수나 젓가락질 등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 경우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팔꿈치의 정확한 상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침치료와 약침, 한약,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골프 엘보를 치료한다. 먼저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 침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여준다. 이어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증 부위에 직접 놓아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회복 속도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팔꿈치 인대와 연골 등 관절 강화에 좋은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에 효과적이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바로 골프에 나서는 것은 재발로 이어지는 길이다. 치료와 함께 충분히 근력을 강화하고 전문의와 상담한 후 운동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운동 시 근육에 부담을 줄여주는 팔꿈치 보호대 착용도 도움이 된다.

40세 이후 중년의 관절은 퇴행이 시작된다. 장타 욕심에서 비롯된 힘자랑은 골프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친목도모와 취미로 시작한 골프를 그 자체로 즐기고 경쟁의 수단으로 삼지는 말자. 비거리 뽐내다 팔꿈치를 다치면 더 민망하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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