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플랫폼 ‘로톡’, 변호사 단체에 반격 시작했다

동아닷컴 입력 2021-06-10 19:06수정 2021-06-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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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법률 상담 사이트 ‘로톡’과 변호사 단체간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지난 달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에게 징계를 내리도록 한 것에 맞서, 로톡은 헌법소원 및 공정위 신고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로톡과 변협. 출처=로톡, 셔터스톡, 대한변호사협회


로톡은 변협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낸 데에 이어, 변협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지난 5월 3일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광고 규정)」을 개정해 로톡 등 법률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속 변호사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이 규정은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변호사 소개 및 판결 예측 서비스 관련 광고를 할 때 회원인 변호사가 이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로톡 금지법’에 가깝다. 새로 도입되는 광고 규정은 8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대한민국 변호사라면 누구나 이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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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5월 31일 로톡 및 소속 변호사들은 이러한 규정이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원하는 매체를 통해 상업적 광고를 내보낼 자유 또한 폭넓게 보장하고 있으므로, 변호사들이 로톡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광고 계약을 맺는 것을 함부로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상 직업의 자유는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자유뿐만 아니라, 그러한 직업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영업의 자유’도 보장하므로 해당 광고 규정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직업선택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조문.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한편, 같은 날 대한변협은 「변호사윤리장전(윤리 장전)」을 개정해 맞섰다. 새로운 윤리 장전에는 ‘변호사는 건전한 수임질서를 교란하는 과다 염가 경쟁을 지양함으로써 법률사무의 신뢰와 법률시장의 건강을 유지한다.’(31조 3항), ‘변호사는 변호사 또는 법률사무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등 전자적 매체 기반의 영업에 참여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협조하지 않는다.’(31조 4항)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오늘인 6월 10일 로톡은 대한변협을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광고 규정 및 윤리 장전을 통해 로톡 등 법률 플랫폼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하자고 합의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광고 규정 및 윤리 장전 개정이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또한 표시광고법은 “사업자단체는 법령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그 사업자단체에 가입한 사업자에 대하여 표시·광고를 제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므로, 변협의 광고 규정 및 윤리 장전이 이를 위반한다는 주장이다.

법무부에서 공개한 연도별 개업 변호사 수. 출처=e-나라지표


이처럼 변호사 단체가 법률 플랫폼을 경계하고 나서는 이면에는 최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많이 늘어났다는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만 1,000명에 불과하던 개업변호사 수는, 매년 1,500명 가량 꾸준히 증가하여 2020년에는 2만 3,000명에 달했다.

변호사 수가 늘어나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변호사 업계에서도 신규 변호사 등록 수를 제한하거나 과도한 저가 경쟁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한변협은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인원을 제한했다가, 법무부 및 로스쿨 학생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이를 해제하기도 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개업을 위해서는 6개월 이상 법률 사무에 종사하거나 연수를 받아야 하므로, 연수 인원 제한은 사실상 개업 변호사 수를 제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경. 출처=셔터스톡


최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인사 적체’ 이야기가 나온 것도 최근의 변호사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검찰 고위직은 차관급으로 분류되는 고등검찰청 검사장(고검장)과 1급에서 차관급 사이로 분류되는 지방검찰청 검사장(지검장)으로 나뉘는데, 이번 인사에서 처음으로 고검장 2명이 지검장급의 보직으로 사실상 강등됐다.

이는 법무부가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탄력적 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검사장이 변호사 업계로 진출하는 대신 검찰에 더 남아있기를 선호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대은 기자 dae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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