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또 실패? 마음껏 먹으면서 살 빼는 방법있다

김상훈기자 입력 2021-04-23 11:25수정 2021-04-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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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진료실에서 서서 진료한다. 틈틈이 스쾃을 하는 모습.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을까.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말하는 의사도 있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58)다. 박 교수는 1991년 서울 강남에 국내 처음으로 비만 전문 클리닉을 열었다. 국내 비만 치료 1세대 의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것은 이보다 5년이 지난 1996년이다.

박 교수는 “음식을 적게 먹는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반짝 효과를 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면서 결국에는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대안으로 탄수화물 제한과 간헐적 단식을 병행할 것을 권했다.

● “지방 쓰는 체질로 바꾸는 게 핵심”


박 교수는 살이 찌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지방을 쓰지 않는 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하다면 당이 고갈될 경우 몸 안에 저장된 지방을 꺼내 에너지원으로 쓴다. 하지만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 몸으로 바뀌어 있다면 배고플 때 당을 찾게 된다. 그 결과 밤에도 뇌가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바람에 숙면도 취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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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는 다이어트로는 이런 체질을 고칠 수 없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섭취하는 열량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지방을 더 비축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체지방이 늘어날 수도 있다. 다이어트 후에 요요 현상까지 생기면 지방 세포가 늘어나고 크기도 커진다.

박 교수는 아예 음식을 안 먹는다면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잘 먹다가 음식을 ‘뚝’ 끊으면 48시간 동안은 기초대사량이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몸이 지방을 더 비축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다시 식사해도 폭식이나 과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간헐적 단식을 할 때도 ‘먹을 때’와 ‘굶을 때’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박 교수는 “굶어야 할 타이밍에는 철저히 굶어야 한다. 아주 적은 양이라도 먹는다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먹을 때는 포만감 느낄 때까지 먹어라”


박 교수는 이 방법 그대로 벌써 수년째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물었다.

일단 박 교수는 10시간 먹고 14시간 굶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오후 7시에 음식을 먹었다면 그 다음 날 오전 9시까지는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간혹 저녁 약속이 생기면 오후 10시에 마지막 음식을 먹는다. 이 경우 다음 날 낮 12시에 처음으로 음식을 먹는다. 추가로 일주일에 1회는 24시간 내내 물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단식의 건강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이유에서다.

10시간 동안은 음식을 먹는다. 어느 정도의 양을 먹고 있을까. 박 교수는 “마음껏, 원하는 대로”라고 답했다. 굳이 열량을 따지지 않고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먹는다. 적정 섭취량은 몸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열량을 따지다 보면 적게 먹으려 할 테고, 굶어야 할 타이밍에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음식에 손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저칼로리 다이어트로 회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먹는 타이밍에 충분히 음식을 먹어야 굶는 타이밍을 잘 넘길 수 있다.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대기업 직원 대상으로 효과 입증”


박 교수는 2017년부터 3년 동안 대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10~15명을 한 팀으로 묶어 매주 미션을 주고 이행 여부를 체크했다. 4주 과정을 기본으로 하고 팀에 따라 8주까지 연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중단되기까지 약 150팀이 박 교수의 자문으로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모든 팀에서 체중과 체지방 감량 효과를 봤다. 가령 13명으로 돼 있던 A팀은 4주 동안 진행했는데, 평균 7.1㎏의 체중과 6.1㎏의 체지방이 감소했다. 15명의 B팀은 추가로 4주를 연장해 8주 동안 진행했다. 효과는 더 좋아서 평균 8.9㎏의 체중과 7.4㎏의 체지방이 줄었다.

이 다이어트를 시행 중인 박 교수의 몸 상태는 어떨까. 최근 5년 동안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살펴봤다. 체중은 65~67㎏ 범위 안에 머물러 있다.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혈압도 5년 내내 최고 혈압 기준으로 110~116이었다. 이 또한 정상 범위다. 총콜레스테롤과 당화혈색소 수치만 한때 정상 범위를 살짝 초과했지만, 이내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 일상의 모든 것이 비만과의 싸움


박 교수의 진료실에는 의자가 없다. 박 교수도 서서 진료하고 환자도 서서 진료를 받는다. ‘의자 중독’을 피하기 위해서다. 박 교수는 “오래 앉아 있는 게 흡연만큼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 있을 때 장점이 많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위축되거나 손실된다. 하체의 근육이 약해지면서 혈액 순환에 문제도 생긴다. 앉아서 컴퓨터를 보면 거북목이 생기기도 한다. 서 있고, 틈틈이 걸어주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단다. 박 교수는 환자가 없을 때는 스쾃도 종종 한다. 출퇴근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추가로 매주 1회 이상은 고강도의 근력 운동을 한다.

박 교수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 술자리가 잦은 편이다. 나름대로 대처법도 있다. 일 년 중에 한 달은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음주 안식월’로 정하는 것이다. 보통 모임이 적은 8월 한 달 동안은 모임에 가도 물만 마신다. 박 교수는 “다이어트는 평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10시간은 먹고 14시간은 굶는 간헐적 단식을 수년째 지속하고 있는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몸 안의 지방을 꺼내 쓰는 체질로 개선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진료실에서 인보디 측정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다이어트를 따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 교수는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다. 그래야 간, 내장, 근육에 있는 ‘지방 창고’의 문을 열고 그곳에 있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알코올도 마찬가지다.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먼저 쓰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몸이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는 데 3주는 필요하다. 이 기간에는 과일이나 채소도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 군것질은 당연히 안 된다.

둘째, 14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적은 양이라도 먹으면 안 된다. 매 끼니를 적게 먹는 소식(小食)도 결과는 같다. 그 대신 먹어야 하는 10시간 동안은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먹는다. 박 교수는 “많이 먹는 게 문제가 아니다. 쉴 새 없이 먹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셋째, ‘굶는 것=힘든 일’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박 교수는 “굶을 때 힘들다면 그만큼 건강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개선해야 할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굶었을 때의 이점을 떠올리라고 했다. 가령 힘들게 소화 운동을 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위장이 아닌 뇌로 피가 몰린다. 덕분에 정신이 맑아진다.

넷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이든 근력 운동이든 상관없다. 운동 시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운동을 할 때는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일주일에 1, 2회 혹은 그 이상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박 교수는 “이런 고강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주면 몸이 지방을 더 잘 태우는 몸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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