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전쟁,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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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
대한민국은 누구나 인정하는 명실공히 인삼종주국이다. 삼국시대부터 인삼을 중국과 교역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을 정도로 고려인삼의 품질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전 세계의 이목과 함께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민족의 유산이자 자긍심이기도 한 우리의 고려인삼이 중국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 지린성 일대를 세계적인 인삼 산업 허브로 육성중인 중국인삼은 그들의 고질적 문제인 저가, 저품질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점차 교역국에서 경쟁국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품들을 모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어 중국인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5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인삼류 수출실적이 전년도에 비해 18.7% 증가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은 전년대비 19.1% 상승했고 이란 수출액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산업부활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으며 인삼인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고려인삼은 중국인삼에 비해 사포닌 종류나 수가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비사포닌계에 있어서도 생리활성물질과 산성다당체 성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품질 면에서는 중국인삼과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우리 인삼의 품질이 중국인삼보다 우수하다고 안일하게 대응을 하거나 인삼종주국이라는 자부심만 가지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던 국가산업이나 기업들이 다른 국가나 기업들에게 추월당해 몰락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우리의 고려인삼도 이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우리 인삼은 인삼산업법, GAP인증(농산물우수관리제도) 등을 통해 생산단계부터 유통단계까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이에 필자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인삼협회도 GAP제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지원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인삼류 6차 산업연구사업을 통해 농가 및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한 주춧돌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한국인삼협회에서는 작년부터 고려인삼의 우수성에 대해 알림과 동시에 대(對)중국 수출 지원책으로 중국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올해에는 홍콩,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 6개국에 홍보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고려인삼페스티벌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와 함께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출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관련기관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수출업체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비관세장벽 같은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정책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며 농촌진흥청과 인삼학계에서는 고려인삼의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조업체는 끊임없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수입국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한국인삼협회 역시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방향과 고려인삼주산지 시군협의회, 농촌진흥청, 농산물품질관리원, 인삼학계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와 협업을 통해 인삼산업의 부흥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어렵다고 주저앉을 수도 없고 힘들다고 쉬어 갈 수도 없다.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지금 이 시간에도 농민들은 밭에서 제조업체는 공장에서 수출업체는 세계를 누비며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인삼생산국들과 싸우고 있다. 필자는 40년 넘게 고려인삼과 함께해 왔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대한민국의 자존심, 민족의 유산인 고려인삼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임을 약속하며 끝으로 국민들께서 우리 고려인삼을 많이 애용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
#헬스동아#건강#인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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