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글로벌 시장서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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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5개월 누적 처방액 220억 원…향후 6개월간 두 배 이상 성장 예상…후발 제품 ‘트룩시마’ ‘허쥬마’도…미국-유럽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바이오신약의 연평균 성장률이 8.4%라면 바이오시밀러는 연평균 34%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이를 조기에 예견하고 발 빠른 투자와 제품개발을 해온 셀트리온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 성공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내 제약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만들었다.

항체의약품 개발로 세계 제약시장 진출


셀트리온은 10여 년간의 부단한 연구를 통해 ‘항체의약품 개발’이란 성과를 이뤄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10여 년간의 부단한 연구를 통해 ‘항체의약품 개발’이란 성과를 이뤄냈다. 셀트리온 제공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의 세포나 조직, 호르몬 등의 유효물질을 이용해 유전자재결합 또는 세포배양기술로 제조하는 약인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일컫는다. 특허가 만료된 생물학적제제·유전자재조합의약품·세포배양의약품·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 등을 모방해 만든 것으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품질을 지니며 비임상·임상적 비교동등성이 입증된 의약품이다.

바이오제약기업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집중 투자하며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전인미답이던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버전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특허가 만료된 항체의약품을 개발·상용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부작용은 적고 효능은 뛰어난 항체의약품으로 보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창출했다.

셀트리온이 10여 년간 부단한 투자를 통해 이룩한 ‘항체의약품 개발’이란 성과가 지닌 의미는 크다. 항체의약품이 갖는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개 제품의 시장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정도다. 즉 기업이 제대로 된 제품 하나만 갖고 있어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항체의약품은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의 전유물이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액에서 항체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이는 극명히 나타난다. 이에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제약시장에서의 항체의약품 보유 여부는 국제사회에서의 핵 보유 여부와 비견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의 셀트리온 입지


바이오의약품은 최근 10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10위 목록 가운데 7개를 차지할 만큼 전 세계 제약기업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항체의약품 선두기업 로슈의 2014년 제약부문 매출은 전체 400억 달러(약 45조3400억 원) 중 절반가량이 3개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리툭산, 아바스틴, 허셉틴으로부터 발생했다. 존슨앤드존슨은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레미케이드로 자사 제약부문 매출의 약 20%를 올리고 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는 2014년 세계시장에서 98억8500만 달러(약 1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 세계 판매액 기준 3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이기도 하다.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거대 다국적 제약사의 강력한 경쟁자로 일컬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제약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것을 넘어, IT산업의 뒤를 잇는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 미래 먹거리 역할을 해낼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뒤흔든 ‘램시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2012년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허가를 획득했다. 그리고 2013년 8월 말 유럽 EMA(의약품청)의 제품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6년 4월 미국 FDA로부터 제품허가를 획득함으로써 현재 세계 80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아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미국 헬스케어 정보서비스 ‘심포니 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램시마 처방액이 지난 1월 약 70만 달러(약 8억 원), 2월 158만 달러(약 18억 원), 3월 441만 달러(약 50억 원), 4월 487만 달러(약 55억 원)로 증가한 데 이어, 5월엔 784만 달러(약 89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처방액은 무려 1940만 달러(약 220억 원). 처방액은 병원에서 의약품을 처방했을 때 발생하는 실적으로 미리 도매상에 공급된 물량을 제외하기에, 램시마의 실매출은 처방액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자가면역 및 희귀질환 관련 시장 전문 조사기관 ‘스페릭스 글로벌 인사이트’가 미국 위장병 학자 1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서도 램시마의 미국 내 높은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보험사의 처방 장려가 본격화하며 램시마가 앞으로 6개월 동안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 ‘트룩시마’, ‘허쥬마’

램시마에 이은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램시마에 이은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셀트리온의 미국 내 퍼스트 무버 행보는 후발 제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본격 출시한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및 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가장 먼저 유럽 EMA의 허가를 받아 발매를 시작한 제품이다. 지난 6월 29일에는 미국 FDA에도 동일 성분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로 판매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트룩시마는 여타 바이오시밀러들과 달리 실질 경쟁약품의 수가 제한적이고 임상 데이터가 탁월해 시장에서 연착륙할 가능성도 높다.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는 한국에서 이미 허가를 받은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유럽 EMA에 허가를 신청해 연내 승인 권고가 예상된다. 조만간 미국 FDA에도 판매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계속 이어지는 퍼스트 무버로의 행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처방되기 때문에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처방 사례가 쌓이면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임상 데이터가 탄탄히 구축되고, 처방의의 신뢰도 제고되며, 후발 바이오시밀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확실히 입증한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임상 결과를 미국암학회(ASCO) 등 여러 학회에 공개하며 의료진과 학계의 신뢰도 확보한 상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40%를 점유한 램시마의 뒤를 이을 후속제품인 트룩시마, 허쥬마의 유럽 및 미국 진출을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허쥬마의 국내 시판과 트룩시마의 유럽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먼저 임상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후속제품들도 내년 미국 허가 후 조기에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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