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의 미디어 세상] 오리지널 VOD가 '레딧'에도 손 뻗은 이유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29일 1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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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3. 오리지널 VOD가 유튜브,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레딧에도 손 뻗은 이유

페이스북, 유투브에 이어 특정 주제 위주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될까요?

소니의 OTT 서비스 크랙클(CRACKLE)이 자사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스타트업(StartUp)'의 1화를 레딧에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오리지널의 시대,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나


<크랙클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스타트업'>

미국의 이야기지만, 영상 콘텐츠는 1년에 두 번 시즌이 진행됩니다. 그야말로 콘텐츠의 홍수입니다. 때문에 고객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인지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성인들은 콘텐츠를 주당 35~40시간 정도 시청합니다. 그 중 80%는 기존에 보던 뉴스, 스포츠, 그리고 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 가을에만 123개의 새로운 쇼가 공개가 되는데, 이 콘텐츠들이 많아야 8개의 타임 슬롯(약 8시간)을 놓고 경쟁을 벌입니다. 이 가운데 2~3개의 쇼만이 고객들에게 선택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CW(미국의 방송사)는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자들)를 목표로 지난 가을에 방영한 모든 드라마의 시즌을 연장해 버리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CW는 대부분의 드라마 시즌을 연장해 버렸습니다. 슈퍼내츄럴은 도대체 몇 시즌째 방영하고 있는 걸까요>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홍보가 되지 않으면 소외받기 마련이지요.

최근 넷플릭스가 그렇습니다. 매달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고 있는데, 모두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사랑받을 기회조차도 못 얻은 콘텐츠들이 수두룩합니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조금 성공했다 싶으면 시즌을 계속 연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즌 연장 때문에 어부지리를 얻기도 합니다. 새 시즌을 감상하기 위해 기존 시즌을 재시청하는 경우가 전체 이용자의 50%를 넘는다고 하네요. 단일 시즌 드라마는 SVOD(구독형 비디오 서비스) 업계에서 환영받지 못합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서,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기묘한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입니다. 콘텐츠의 품질도 훌륭했고, 덕분에 폭발적인 반응(이른바 '버즈')을 이끌어내는 등 선순환이 발생했습니다.


콘텐츠를 잘 만들어도 '버즈(Buzz)'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버즈를 이끌어낸 콘텐츠는 시청률이 낮아도 2차 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성적을 기록한다고 합니다. 버즈 덕분에 팬덤이 생겨서 동남아와 유럽에서 잘 팔리는 CW의 콘텐츠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때문에 패럿 애널리틱스(Parrot Analytics)처럼 버즈를 수치화하고 인기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비교해 주는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출시 4주차에도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기묘한 이야기, 3위부터 10위까지의 버즈를 합쳐도 기묘한 이야기의 버즈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기본, 대표적인 버즈 커뮤니티 레딧까지?

새로운 콘텐츠를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홍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아마존은 자회사 트위치(Twitch)를 통해 홍보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애드윅를 보면 페이스북과 유튜부가 밀레니얼 세대와 다른 세대를 얼마나 잘 아우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상 홍보만 놓고보면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절대 소홀히할 수 없는 홍보 수단입니다.


소니에서 운영하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크래클(CRACKLE)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스타트업의 1화(프리미어)를 유튜브와 레딧에 공개했습니다.

크래클은 넷플릭스나 훌루와 달리 무료 서비스입니다. 콘텐츠 감상에 앞서 광고만 보면 얼마든지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네요.)


이 드라마는 무료 콘텐츠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재, 내용, 영상이 훌륭합니다.


<화려한 캐스팅, 자극적인 화면, 디지털 화폐를 다룬 스타트업>

스타트업은 새로운 디지털 화폐 젠코인을 개발한 쿠바계 프로그래머가 테크놀로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자자들(횡령한 돈을 숨기려는 은행가,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싶은 조직범죄단의 두목, 부패한 FBI 요원 등)의 지원 속에 새로운 형태의 범죄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셜록'으로 유명한 마틴 프리먼, 아담 브로드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입니다. 완전 19금 콘텐츠라 가족과 함께 보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엄청 자극적이에요.

왜 레딧인가?

레딧은 미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로 월 방문자(누적아님)가 2억 5,0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홈페이지입니다. 레딧을 통해 홍보하는 것은 매우 신선한 일입니다.


TV(지상파)와 경쟁하기 위해 OTT 서비스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TV 시리즈만큼의 대규모 홍보를 진행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인지도나 버즈를 만들기도 힘들지요.

때문에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크랙클은 스타트업을 앞세워 훌루, 넷플릭스 등과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1편은 합격점입니다. 이 품질로 계속 나온다면 어쩌면 두 회사와 경쟁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홍보가 잘 되어야겠지요.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요.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도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에서 제작했습니다. 스타트업도 소니 픽처스 텔레비전에서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한국의 상황은?

최근 카카오, SK 브로드밴드, 사이더스 HQ 등 세 회사가 공동 투자하여 만든 '통 메모리즈'도 모바일을 타깃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던 통 시리즈의 프리퀄입니다.


언론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소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홍보를 진행한 사례입니다. 피키캐스트에서 진행한 바이럴은 7만 5,000 뷰(PV)를 기록했습니다. SMC TV에서 제작해 페이스북 비디오로 공개한 영상의 경우 9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고객에게 알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TV(지상파)의 황금시대에는 방송만 잘 만들면 알아서 시청률도 오르고, 광고도 붙었습니다. 지금은 전혀 다릅니다. 똑같은 방법으로 프로모션하면 큰일납니다. 콘텐츠만 잘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라, 홍보 영상도 잘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알릴 것지 등도 고민해야 합니다.

SK브로드밴드 김조한 매니저는?

넥스트 미디어를 꿈꾸는 미디어 종사자. SK브로드밴드에서 미디어 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Rovi Asia Pre-sales/Business Development Head, LG전자에서 스마트TV 기획자를 역임했고 Youshouldbesmart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NextMedia를 운영 중. 미국과 중국 미디어 시장 동향에 관심이 많으며, 매일 하루에 하나씩의 고민은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 김조한의 미디어 세상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미디어 시장의 흐름을 들려줄 계획이다. 연락이나 의견은 이메일(johan.kim@sk.com)을 이용하면 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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