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낮에도 선명, 옵토마 EH515 프로젝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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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17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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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젝터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역시 휴대성이 높은 모바일 프로젝터 제품군이다. 그 중에는 주머니 속에도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것도 있으며, 각종 재미있는 부가 기능도 많아서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기기와 연결해서 쓰기에 궁합이 좋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프로젝터 시장을 이끄는 건 역시 비즈니스 시장이다. 모바일 프로젝터가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쓰기엔 좋지만 사무실이나 강당에서 본격적으로 쓰기엔 성능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옵토마 EH515 (출처=IT동아)
옵토마 EH515 (출처=IT동아)


비즈니스용 프로젝터에서 중시되는 건 화질이나 밝기, 그리고 기기 연결성 등, 프로젝터의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높은 휴대성이나 예쁜 디자인이나 재미있는 부가 기능 등은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번에 소개할 옵토마(Optoma)의 풀HD급 DLP 프로젝터인 EH515도 이런 비즈니스 프로젝터의 역할에 충실한 제품이다.

5,500 안시 수준의 밝기, ‘덩치 값’ 하네

옵토마 EH515는 덩치가 상당하다. 좌우 폭이 415.4mm, 깊이가 336mm, 높이가 117mm로, 아무래도 가지고 다니며 쓰긴 힘들다. 무게도 5.2kg 정도로 제법 묵직하다. 스탠드에 두고 쓸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천장에 매달아 두고 쓸 것으로 보인다.

옵토마 EH515 (출처=IT동아)
옵토마 EH515 (출처=IT동아)


하지만 ‘덩치 값’은 분명히 한다. 1.3m~8.0m의 투사 거리에서 27~3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15.94~25.5mm 렌즈, 낮에도 제법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5,500 안시 루멘 밝기의 램프를 갖췄다. 주머니 속에도 들어간다는 초소형 프로젝터가 기껏해야 수십 안시, 가정용으로 주로 쓰는 소형 프로젝터가 수백 안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사무실 회의용으로 주로 쓰는 일반 제품이 3,000 안시 남짓인 것을 생각해 본다면 5,500 안시는 수치 대비 약간 어두운 경향이 있는 DLP 방식의 프로젝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밝은 수준이다.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이 얼마나 잘 구별되는 지의 기준인 명암비 역시 10,000 : 1로 높다.

화면 왜곡 보정하는 충실한 키스톤 기능, 렌즈 이동 기능 탑재


2개의 렌즈 위치 조절 링 (출처=IT동아)
2개의 렌즈 위치 조절 링 (출처=IT동아)


설치의 편의를 위해 이미지의 찌그러짐이나 치우침을 보정하는 키스톤 기능도 충실하다. 렌즈 상단에 수평 방향, 측면에는 수직 방향으로 렌즈를 이동하는 조절 링이 달려있으며, 내부적으로 화면 모서리 4곳의 일그러짐을 조정하는 4코너 키스톤 기능도 갖췄다. 화면을 보정 문제로 프로젝터의 배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사각 키스톤 조정 (출처=IT동아)
사각 키스톤 조정 (출처=IT동아)


다양한 인터페이스, 구형 기기 지원도 O.K.

제품 후면의 각종 연결 인터페이스도 상당히 다채롭다. 구형 PC를 연결할 때 주로 쓰는 VGA(D-Sub) 입력 포트, 신형 PC나 AV 기기를 연결할 때 주로 쓰는 HDMI 입력 포트가 각각 2개씩 마련되어 있으며 최근 보급이 진행되고 있는 DP(디스플레이포트)도 1개 마련되어 있다.

HDMI 포트 중 1개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큰 화면으로 보고자 할 때 유용한 MHL 규격을 지원한다. MHL 규격을 지원하는 HDMI 포트는 내부적으로 전원 공급 기능을 갖췄다. 덕분에 별도의 외부 전원 연결 없이도 모바일 기기와 프로젝터의 연결을 1개의 케이블만으로 가능하다. 다만, 모든 스마트폰이 MHL 기능을 지원하는 건 아니며, MHL 케이블도 따로 구매해야 한다. 이 점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 (출처=IT동아)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 (출처=IT동아)


스피커나 마이크 등을 연결하는 음성 입/출력 포트를 갖췄으며, 구형 AV 기기를 위한 컴포지트(RCA) 입력을 지원하며, 최근 사용도가 줄고 있는 S비디오 입력 포트도 1개 준비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최근 HDMI나 DP와 같은 신형 인터페이스의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VGA나 컴포지트와 같은 구형 인터페이스 역시 여전히 쓰고 있는 곳이 많으니 이런 인터페이스 구조는 환영할 만하다.

그 외에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젝터의 기능을 제어하기 위한 랜(LAN) 포트, 프로젝터에 입력된 VGA 영상 신호를 또 다른 디스플레이 기기로 전송하는 VGA 출력 포트, PC와 연결해 프로젝터의 리모컨으로 PC 일부 기능(마우스 좌/우 클릭, 페이지 업/다운 등)을 제어할 수 있는 RS232C 포트(구형 PC에서 주로 지원)까지 갖춘 점도 비즈니스용 프로젝터 다운 점이며, 3D 영상 감상을 위해 3D 안경 제어용 이미터 케이블을 연결하는 3D 싱크 포트도 달려있다.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전용 안경(옵토마 BG-ZF2100)은 별매인데, 가격이 10만원 중반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네트워크 기능 지원하지만 범위는 다소 제한적

랜 포트의 경우, 공유기를 거치거나 PC와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리모컨 없이도 PC 웹브라우저에서 프로젝터의 IP를 입력하면 프로젝터 내부의 설정 메뉴에 접근, 프로젝터의 조작이 가능하다. 입력 소스를 전환하거나 음량을 조절하고, 각종 설정을 바꾸는 등의 제어가 가능하다. 다만, 랜 포트를 통해 PC의 화면을 프로젝터로 전송 하는 등의 기능은 없다.

네트워크를 통한 제품 제어 (출처=IT동아)
네트워크를 통한 제품 제어 (출처=IT동아)


제품 상단의 커버를 열면 수명이 다한 램프를 교체할 수 있다. 제조사에서 밝힌 옵토마 EH515의 램프 수명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3,000 시간이며, 밝기를 낮춘 에코 모드에서는 4,000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나오는 소형 프로젝터 중에는 수만 시간의 수명을 보장하는 LED 램프가 달린 제품도 많지만 이렇게 높은 광량이 필수인 비즈니스 프로젝터에서 LED 램프를 도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LED 기반 소형 프로젝터의 밝기는 기껏해야 수백 안시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동봉 리모컨 (출처=IT동아)
동봉 리모컨 (출처=IT동아)


리모컨의 디자인은 평범하다. 앞쪽에 레이저 포인터 기능을 달려있어 프리젠테이션에 이용할 수 있고 RS232C 포트와 PC를 연결했을 때 마우스 좌/우 클릭, 페이지 업/다운 등의 일부 PC 제어를 할 수 있는 기능 버튼이 달린 것, 내부 조명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뒤로 돌아가기 버튼이 없어 이전 메뉴로 돌아가는 것이 조금 귀찮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밝은 곳에서도 볼만한 화면, 투사 거리도 이 정도면 합격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 볼 차례다. 제품의 특성을 고려, 되도록 넓은 공간의 강당에서 제품을 구동했으며 소스 기기는 HDMI 포트를 갖춘 노트북을 이용했다. 옵토마 EH515를 이용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역시 영상의 밝기다. 실내 조명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도 제법 선명한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강당 조명을 켜고 8미터 거리에서 투사 (출처=IT동아)
강당 조명을 켜고 8미터 거리에서 투사 (출처=IT동아)


또한 1.8배 줌 기능을 갖춘 렌즈 덕분에 3미터 남짓의 거리에서 100인치, 5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200인치 정도의 화면을 무리 없는 밝기로 구현한다. 제품의 덩치를 생각해 보면 제법 짧은 거리에서 큰 화면을 구현하는 편이다. 8미터 정도 까지 물러서니 300인치 수준까지 가능한데, 이 경우엔 아무래도 밝기나 좀 저하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프로젝터를 쓰듯 조명을 끄고 실내를 어둡게 하면 제법 봐 줄만 하다.

사무실 조명을 켜고 근거리에서 투사 (출처=IT동아)
사무실 조명을 켜고 근거리에서 투사 (출처=IT동아)


전반적인 색감은 무난한 편이지만 선명도가 아주 높지는 않다. 그래도 밝기 자체가 높기 때문에 텍스트나 이미지를 인식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홈씨어터용 보다는 비즈니스용으로 쓰기에 만족도가 더 높다.

대규모 사무실이나 강당에서 쓰기에 적합한 제품

옵토마 EH515는 램프의 밝기나 초점거리,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의 수 등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제품이다. 특히 제법 밝은 공간에서도 볼만한 화면을 구현한다는 점,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도 큰 화면을 구현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네트워크 기능이 제한적이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점 등, 부가 기능 면에선 다소의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프로젝터로서의 기본기가 우수한 편이기 때문에 이런 아쉬운 점은 충분히 상쇄가 된다. 2016년 5월 인터넷 쇼핑몰 기준, 옵토마 EH515는 500만원 대 중반에 팔리고 있다. 물론 고가이긴 하지만 ‘돈 값’을 한다면 문제 될 것 없다. 대규모 사무실이나 강당에서 쓴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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