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C가 없던 시대가 그립다", 게이머 성토 이어져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22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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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게임과 비디오게임용 다운로드 콘텐츠(이하 DLC)가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는 주요 원흉으로 꼽히고 있다. 콘텐츠 업데이트와 시스템 개편을 위해 쓰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게임의 완성도를 책임지는 중요 요소도 DLC에 포함돼 게임이 미완성된 모습으로 출시되고, 상술에 치우친 DLC까지 즐비해 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과거에는 DLC가 없어도 롤플레잉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처럼 방대한 스토리와 짜임새 갖춘 시스템, 그리고 평범한 플레이로는 확인할 수 없는 비밀 요소로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게임이 출시돼 현재까지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DLC 없이도 풍성한 즐길거리를 자랑하고 높은 완성도를 보인 게임이 출시됐던 과거가 그립다고 성토하는 게이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스트리트파이터5 로고 (출처=캡콤)
스트리트파이터5 로고 (출처=캡콤)

캡콤에서 개발 및 유통 중인 대전액션게임 '스트리트파이터5(이하 스파5)'는 DLC 논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전작 '스트리트파이터4'의 완성도로 인해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스파5'는 지난 2월 16일 출시 후 연습 모드 부재, 아케이드 모드 삭제, 부실해진 스토리 모드 등 전작보다 완성도가 떨어진 반쪽짜리 게임으로 출시됐다.

이로 인해 캡콤이 DLC를 활용한 추가 업데이트만 믿고 미완성 버전을 서둘러 출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100의 완성도를 갖춘 게임에 새로운 요소를 더해 120~130짜리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된 DLC가 반쪽짜리 완성도에 그치는 미완성 게임이 출시될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스파5의 경우에는 게임을 구매한 게이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 없이 게임 출시에 급급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PS 아레나 스트리트파이터5 DLC 업데이트 발표 현장 (출처=게임동아)
PS 아레나 스트리트파이터5 DLC 업데이트 발표 현장 (출처=게임동아)

캡콤은 게이머들의 비판을 바로 수용해 아케이드 모드를 대체할 인공지능 대결 모드, 기존의 스토리 모드보다 콘텐츠가 늘어난 시네마틱 스토리 모드를 2016년 여름 중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DLC가 없었다면 과연 이런 완성도로 게임을 출시했을지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거두기 어렵다.

이와 함께 유료 DLC의 도를 넘어선 상술도 주요 비판의 대상으로 꼽힌다. 코에이테크모 게임즈가 개발한 스포츠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의 경우, 지난 3월 24일 출시 직후부터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 게이머들의 지탄을 받다가 DLC 업데이트 일정이 공개된 후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성의 없는 DLC 구성에 터무니없는 판매 가격을 매겼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 패키지 사진 (출처=디지털터치)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 패키지 사진 (출처=디지털터치)

지난 4월 15일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 개발진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프리미엄 티켓으로 교환할 수 있는 수영복 DLC를 공개했다. 프리미엄 티켓은 1매 50엔(한화 약 500원)에 판매 중이며, 수영복 한 벌 교환에 800엔(한화 약 8,000원) 값어치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티켓 16매가 필요하다.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 9명의 색상별 수영복 9종을 프리미엄 티켓으로 교환하려 한다면 총 64,800엔(한화 약 67만 원)을 소비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기준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 PS4 버전 소비자판매가가 63,800원, PS4 및 PS VITA 버전과 특전 DLC가 포함된 최고가 한정판이 250,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패키지의 수 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캐릭터의 수영복 DLC가 이만한 값어치를 하는지에 대해 개발진들이 깊게 생각했을지 의문스럽다.

더 위쳐3 하츠 오브 스톤 패키지 버전 사진 (출처=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더 위쳐3 하츠 오브 스톤 패키지 버전 사진 (출처=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다만, DLC가 게임에 악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 롤플레잉게임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상당한 완성도를 갖춘 상태로 출시된 후에도 16종의 무료 DLC를 통해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10월 출시된 유료 DLC '하츠 오브 스톤'도 판매가 9.99달러(한화 약 1만 원)에 새로운 퀘스트부터 보스전, 아이템까지 상당한 볼륨을 갖춰 DLC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DLC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워졌다. 이로 인해 DLC에 부정적인 게이머들의 목소리도 커지는 추세"라며, "게임 업체들이 양질의 DLC로 게이머들을 설득하지 않는다면 갈등 사례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원회 기자 justin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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