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필요없는 ‘GM 옥수수’ 광활한 농지서 재배 한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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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자회사 美 듀폰-몬샌토 연구센터 가보니

지난달 24일 미국 중부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 위치한 글로벌 종자회사 듀폰 파이어니어 연구센터. 이 연구센터가 운영하는 광활한 연구용 농지에서는 다양한 종자가 재배되고 있다. ‘신의 곡물(Grain of the Gods)’로 불리는 테오신트도 보였다.

테오신트는 옥수수의 조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옆으로 잎을 활짝 벌린 테오신트에서 옥수수와 닮은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열매도 옥수수보다 훨씬 작다. 제리 플린트 부사장은 “테오신트가 자연 상태에서 옥수수로 진화하기까지 수천 년이 걸렸다”며 “지금은 유전자변형(GM) 기술을 이용해 짧은 기간에 원하는 형질을 가진 품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종자회사 ‘듀폰 파이어니어’ 연구센터의 연구용 농지. 옥수수의 조상으로 꼽히는 테오신트와 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다양한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재배되고 있다. 디모인=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글로벌 종자회사 ‘듀폰 파이어니어’ 연구센터의 연구용 농지. 옥수수의 조상으로 꼽히는 테오신트와 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다양한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재배되고 있다. 디모인=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 해충 피해 없는 GM 옥수수

식탁에 오르는 유전자변형작물(GMO)이 처음 등장한 건 1990년대 후반이다. 지금까지 옥수수, 콩, 면화, 카놀라(유채) 등이 GMO로 재배되고 있다. 연구센터도 GM 옥수수를 개발했다. ‘P1197AMTM’으로 불리는 품종은 해충에 저항성을 갖도록 유전자를 변형해 만들었다. 플린트 부사장은 “육종을 통해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GM 기술은 해충 방지에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연구센터 근처에서 4000에이커(약 16.2km²) 규모의 거대한 농장을 운영하는 카일 필립스 씨는 “GM 옥수수를 심기 전에는 병충해가 심해 3분의 1은 수확하기도 전에 땅으로 떨어져 농장이 노랗게 보일 정도였다”면서 “GM 옥수수를 심은 뒤로는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6억 명에 육박하고 육류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원료인 농산물을 현재 생산량의 2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플린트 부사장은 “작물의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GM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아이오와 주 녹스빌에서 대규모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는 카일 필립스 씨가 농장에서 직접 생산한 유전자변형(GM) 옥수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 녹스빌에서 대규모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는 카일 필립스 씨가 농장에서 직접 생산한 유전자변형(GM) 옥수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세균에서 병충해 저항 유전자 찾아

디모인에서 남쪽으로 내려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는 세계적인 GMO 업체인 몬샌토 연구센터가 있다. 토드 디구이어 부사장은 “농작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도 농약 때문에 수천 종이 죽는데, 곤충학자로서 이런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특정 해충만 선택적으로 없애는 품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병해충 저항 품종 개발에는 ‘Bt’ 유전자가 가장 많이 쓰인다. Bt 유전자는 유럽조명충 등 옥수수 해충에 유해한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 유전자의 원래 주인은 세균이다. 메주 발효에도 사용되는 바실러스균의 친척인 바실러스 튜린젠시스가 Bt 유전자를 갖고 있다.

Bt 유전자를 식물에 넣을 때에도 세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아그로박테리움은 식물 뿌리에 혹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식물의 유전자 사이에 슬쩍 끼워 넣는다. 가령 옥수수에 아그로박테리움을 감염시키면 아그로박테리움이 알아서 Bt 유전자를 옥수수에 집어넣는다.

디구이어 부사장은 “Bt 유전자로 만든 GMO에 대해 생물 독성이나 환경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안전하면서도 병해충에 강하고 생산성이 높은 ‘꿈의 작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GMO의 안전성 논란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자문관을 맡고 있는 마이클 셰크먼 미국 농무부 생명공학 코디네이터는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된 GMO와 육종 기술로 재배된 농작물은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며 “이는 미국 국립과학원(NAS)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확인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디모인·세인트루이스=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살충제#gm 옥수수#듀폰-몬샌토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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