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폐렴, 기침 등 초기증상 안보여 더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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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 70%가 노인… 중증 악화… 65세이상 예방백신 꼭 맞아야

지난해 11월 광주 북구의 한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노인들. 동아일보DB
지난해 11월 광주 북구의 한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노인들. 동아일보DB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폐렴구균’은 사망을 일으킬 수도 있는 위협적인 존재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겨울철 노년층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패혈증’ 등 폐렴구균 감염증 예방을 위해 무료 예방접종을 꼭 받도록 권하고 있다.

폐렴구균은 콧물이나 환자가 기침할 때 튀는 분비물에 의해 전파된다. 이 균은 평소에도 코와 목의 점막에 늘 존재한다. 환절기에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이 균이 혈액이나 뇌수막에 침투해 ‘패혈증’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겨울에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면서 기관지와 폐점막이 손상을 입는 데 그 틈을 타고 폐렴구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65세 이상 노인은 폐렴에 특히 취약하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적당한 휴식만 취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은 폐 기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 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성인의 사망 원인으로 폐렴이 감염질환 가운데 1위였다. 이진국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10명 중 7명이 노인”이라며 “입원기간도 아무리 길어야 한 달 정도인 젊은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길다”고 말했다.

노인의 폐렴이 더욱 위험한 것은 기침, 가래, 두통 등 뚜렷한 증상이 초기에 덜 나타나기 때문이다. 폐렴이 오면 식욕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 경우에도 단순히 “나이가 드니 입맛이 없다”는 식으로 넘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의식이 희미해지고 그제야 병원을 찾아 폐렴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따라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감염증이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무료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약 330만 명이 이 사업을 통해 접종을 마쳤다. 대상자는 가까운 보건소 어느 곳에서나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이 백신에는 23가지 항원이 포함돼 있어 일반 독감 백신보다 접종부위 통증이 심하고, 빨갛게 붓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대부분 2, 3일 이내에 사라진다.

질병관리본부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접종 전 평소 복용 중인 약과 만성질환 증상을 예진표에 상세히 작성하고, 접종 뒤에는 20∼30분 정도 보건소에 머물면서 주사에 의한 쇼크 등 급성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한 뒤 귀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폐렴구균#노인 폐렴#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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