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보다 더 심한 대상포진 통증… 예방백신으로 신경통 합병증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0일 03시 00분


[Health&Beauty]
여름철에 많이 발병하고 60세 이상 환자 40∼70% 포진 후 신경통 발생

대상포진은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한 고통 뿐만 아니라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대상포진은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한 고통 뿐만 아니라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주부 홍지숙 씨(50)는 며칠 전부터 몸이 으슬으슬하고 옆구리가 따끔거렸다. 홍 씨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감기에 걸렸나’ 하며 감기약을 복용했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수포와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홍 씨는 대상포진을 진단받았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지면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병한다. 여름철에는 열대야 등으로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면역력이 약해져 대상포진에 걸리기 더 쉬운 편이다.

이 때문에 기온이 높은 여름철엔 대상포진 환자가 더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2012년 월별 대상포진 진료 환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7∼9월의 대상포진 월평균 진료 인원은 6만여 명. 이 기간을 제외한 1∼6월과 10∼12월의 월평균 진료인원은 5만2000명 정도다.

50대 이후 환자에서 많아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운동을 적게 하는 젊은 층도 대상포진에 걸리지만, 보통은 5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08∼2012년) 대상포진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진료 인원은 41만7273명에서 57만3362명으로 연평균 8.3% 늘었다. 연령별(2012년 기준)로는 50대가 25.4%로 가장 많았고 60대(17.8%), 40대(16.2%) 순이었다.

대상포진으로 인해 지출된 진료비도 2012년에 1075억 원으로 2008년(799억 원)에 비해 34.5% 늘었다. 2008년부터 5년간 연평균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대상포진 발생 사례 중 70%가 50세 이상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대상포진 급성 통증이 환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에서 대상포진 환자의 96%가 급성통증을 겪었으며, 이들 환자 중 45%는 통증을 매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통증 척도에 의하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출산통이나 암으로 인한 통증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합병증으로 더 고생하기도


대상포진이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치료 후에도 남는 합병증 때문이다. 대상포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대상포진 경험자 중 9∼15%가 이 같은 합병증을 호소한다. 그 빈도는 연령에 따라 증가한다.

40세 미만에서는 합병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나, 6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40∼70%는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한다. 스치는 접촉이나 마찰에도 고통을 느껴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대상포진이 눈에 발병하는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대상포진 환자의 10∼25%가 눈 대상포진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 대상포진 환자들의 50∼72%는 만성 재발성 안질환 및 시력 저하, 시각 상실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꾸준한 자기 관리가 최선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관리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 백신도 나와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50대 이상 연령대 중 대상포진을 앓지 않은 사람들이 접종 대상이며, 50∼70%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 이후에 따라오는 신경통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감기 기운과 함께 통증이 있다거나 피부에 띠 모양의 붉은 수포가 생기면 전문의와 상담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에 피부에 손상이 온 뒤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예전에는 주로 입원해서 항바이러스 주사 치료를 했지만, 요즘에는 먹는 항바이러스 약으로 치료해 입원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이 외에 피부 손상 부위에 젖은 찜질을 하고 통증에 대해 진통제나 소염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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