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쇼킹은 없었다

갤럭시S3 등 최신폰 비해 특장점 없어
“혁신 빠진 아이폰”…외신반응 시큰둥
갈수록 가볍고 길쭉해지는 외관 눈길
화면 4인치로 커지고 4G LTE는 지원

“진화는 있었지만 혁신은 없었다.”

무성한 소문과 화제를 모았던 ‘아이폰5’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부에나 예술센터에서 제품 발표 행사를 열어 아이폰5를 공개했다.

새 제품마다 늘 시장의 예상을 깬 혁신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 세터’ 역할을 해 온 아이폰의 최신작인 만큼 세계 IT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 외에는 스마트폰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혁신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 이번엔 소문과 다를 것 없었다

이 날 공개한 아이폰5는 그동안 시중에 떠돌던 ‘유출 정보’와 큰 차이가 없었다. 기존 아이폰 시리즈들은 늘 출시할 때까지 세계 IT전문 매체들이 사양을 예측했지만 대부분 빗나갔거나 ‘플러스 알파’가 있었다.

우선 소문처럼 화면이 4인치로 커졌고 4G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한다. 두께는 7.6mm로 아이폰4S보다 얇아졌고 무게도 112g으로 줄었다. 카메라는 800만 화소를 유지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의 예측을 빗나간 것은 먼저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기능이 빠졌다는 점.

프로세서인 A6가 쿼드코어 칩셋일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A6는 A5와 같은 듀얼코어 프로세서. 다만 데이터 처리 속도가 A5보다 배가 빠르다. 탑재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과 무선충전 기능도 빠졌다.

더구나 그동안 유지했던 30핀 커넥터를 이번 아이폰5부터 크기가 작아진 ‘라이트닝’ 8핀 커넥터로 바꾸었다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은 이 커넥터가 사용하기 더 쉽고 더 오래 간다고 설명했지만 그동안 30핀 커넥터에 맞춰 제작된 수많은 도킹방식의 주변기기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어댑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 외신 반응도 시큰둥

12일 공개된 아이폰5는 역시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아직 없다. 디자인에서 화면이 커지고 부피가 준 것 외에 혁신적 변화를 느낄 수 없고, 기능 또한 경쟁사의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뛰어난 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신 반응도 미지근하다. 지난해 10월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별다른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5가 화면이 커지고 음성 인식 기능도 더 강력해졌지만 “‘대약진’이 아닌 ‘진화’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일명 애플의 ‘팬보이’라고 불리는 광팬들 사이에서도 애플이 계속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 역학 구도 변화 올까

업계는 아이폰5가 3개월 내에 45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만큼 충성 사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예상만큼 성과를 거둘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많다. 실제로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2000만대가 판매되며 순항 중이고 연말까지 30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전자의 야심작 ‘옵티머스G’,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잡고 내놓은 야심작 ‘루미아920’도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와의 특허 공방이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애플에는 악재다.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하는데 삼성전자가 이 부문에서 12%를 넘는 표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트위터@kimyke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