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용 KAIST 교수팀, 나노크기 金 알갱이로 암치료 백신 기술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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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아주 작은 금 알갱이를 이용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백신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전상용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금 나노 입자로 만든 백신을 근육에 주사해 암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고 암세포도 제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암 치료에서는 약물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암 조직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한 뒤 이것을 몸에 다시 넣는 방식이 많이 쓰인다. 그러나 제조과정이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들고 주입한 백신이 원하는 부위에 도달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어 효과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금 입자를 이용해 만들기 쉽고 몸속에서의 위치도 추적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었다. 입자 표면에 특정 암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모델 항원’과 면역 증강제를 붙여 ‘금 나노 백신’을 만든 것이다.

이 백신을 생쥐에게 주사한 뒤 폐로 전이되는 암세포를 주입했지만 생쥐의 폐에서는 암세포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미 암에 걸린 생쥐에게 이 백신을 주사하자 암세포의 크기가 80%나 줄어드는 효과도 확인했다.

몸속에 들어간 백신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장치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면역세포가 많이 모여 있는 ‘국소 림프절’에서 주로 발견됐다. 목표했던 위치에 백신이 정확히 전달돼 암에 특이적인 항체를 생산하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 7월 29일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전상용#카이스트 교수팀#금알갱이#암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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