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자꾸 물어보는 뻔뻔함이 수학영재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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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수학 토크콘서트서 강석진 교수-한준희 해설위원 강연

5일 오후 3시 경기 고양시 호곡중학교 강당.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2012 청소년을 위한 수학 토크콘서트’에 192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강사인 강석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와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의 얘기에 집중했다. 두 사람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동아일보와 동아사이언스의 수학전문잡지인 ‘수학동아’가 주관한 이번 토크콘서트에 흔쾌히 참여했다. 이들은 1995년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배 축구대회에서 상대편 선수로 만나는 등 축구로 맺어진 인연이 깊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축구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이 시작됐다.

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축구에서 공격수가 슛을 할 때 골키퍼가 공격수 쪽으로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동안 한 해설위원이 말을 받았다.

“흔히 각을 좁히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그렇지만 공격수가 골키퍼 가까이에서 차든 멀리서 차든 공이 뻗어나갈 수 있는 각도는 똑같아요. 대신 골키퍼와 공격수 사이의 거리가 반으로 줄면 골키퍼가 막아야 하는 넓이는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것이 바로 닮음비의 원리이지요.” 닮음비의 원리란 모양이 같은 두 도형의 각 변의 길이 비가 ‘1:2’면 넓이 비는 ‘1:4’가 된다는 원리다.

강 교수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뻔뻔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를 사례로 들었다.

“강백호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서태웅은 타고난 천재에 노력을 더한 선수죠. 강백호가 가진 것은 체력과 점프력뿐입니다. 하지만 강백호는 본인이 궁금한 것은 누구에게든 물어보고,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은 2만 번씩 연습하는 선수였습니다. 이 같은 ‘뻔뻔함’에다 수학을 즐기는 마음이 뒷받침되면 수학을 잘할 수 있는 거죠.”

호곡중 2학년 박가희 양은 “수십 년간 수학을 공부하신 강 교수님도 수학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적이 많았다는 말에 수학에서 성취를 이루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가 8일간의 행사를 마치고 15일 폐막했다. 이번 대회는 학술대회와 교사 연수, 수학 체험전시관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교수들뿐 아니라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양=김수비 동아사이언스 기자 hello@donga.com
#수학 토크콘서트#강석진#한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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