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도 문제없는 내장 그래픽! AMD 2세대 APU(트리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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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3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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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용 프로세서의 발전 과정에 주목해온 사람이라면 최근의 대세가 ‘통합’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PC에 쓰이는 프로세서라면 대표적으로 중앙처리장치인 CPU(Central Processing Unit), 그래픽을 처리하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리고 PC를 구성하는 각종 요소들을 제어하는 칩셋(chipset)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프로세서들은 하나의 칩으로 통합되는 추세다.

통합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의 수가 감소한다. 덕분에 더 작은 PC를 만들 수 있으며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나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줄어든 칩의 수만큼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어서 배터리 유지 시간이 중요한 노트북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최근 AMD는 CPU와 GPU를 완전히 통합하고 여기에 칩셋 기능의 일부까지 포함한 통합프로세서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CPU나 GPU와 다른 개념이라 하여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 가속처리장치)’라는 독자적인 이름까지 붙였다.

현재 AMD의 경쟁사인 인텔도 GPU를 내장한 CPU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 제품에 내장된 GPU 기능은 처리 성능이 다소 낮은 편이라 최신 3D 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즐기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 반면, AMD의 APU는 별도의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고사양 3D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춘 GPU를 내장하고 있어 차별화 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2012년, AMD는 한층 성능을 강화한 2세대 APU, 코드명 ‘트리니티(Trinity)’를 내놓았다.

노트북 시장에 집중하는 AMD의 2세대 APU

2세대 APU는 통합 프로세서라는 점에서는 작년에 나온 1세대 제품(코드명 라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CPU 성능 면에서는 25%, GPU 성능 면에서는 50% 가량 향상했다. 그리고 17W(와트)의 저전력 제품도 라인업에 포함(이전 제품은 35W), 한층 높은 전력 효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 특징이다.

1세대 제품도 그랬지만, 2세대 역시 CPU 보다는 GPU의 성능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순수한 CPU의 성능만 놓고 비교하면 요즘 AMD는 인텔에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인터넷 검색이나 동영상 실행, 사무와 같은 일반적인 작업은 3~4년 전에 나온 CPU의 성능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사용자가 PC의 성능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3D 게임 성능에선 GPU에 따른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므로, AMD는 이 쪽을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엔비디아와 함께 GPU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MD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다).

일반 그래픽카드용과 동등한 GPU를 내장한 통합 프로세서

AMD에서 공개한 2세대 APU의 내부 구조를 보면 이런 방향성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APU의 내부는 CPU 코어 및 2차 캐시(임시 저장공간) 등의 CPU 부분, 그리고 메모리(DDR3 규격) 컨트롤러 및 PCI 익스프레스(확장슬롯) 컨트롤러 등의 칩셋 부분, 그리고 GPU 코어 및 디스플레이 컨트롤러 등의 GPU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2세대 APU는 전체 공간의 거의 절반을 GPU 부분이 차지하고 있어 AMD가 그만큼 그래픽 성능 강화에 치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MD의 발표에 의하면 2세대 APU에 내장된 GPU는 일반 그래픽카드에 쓰이는 GPU와 동등한 성능을 낸다고 한다. 특히, 상급형 모델인 A10 시리즈에는 중상급형 GPU인 라데온 HD 7600 시리즈를 내장하고 있다. 따라서 2세대 APU를 탑재한 PC는 10만 원 상당의 그래픽카드를 별도로 장착한 것과 대등한 그래픽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 외의 일반 프로그램에서도 성능 향상 효과 기대

GPU의 성능이 강화되었을 때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득이라면 역시 게임, 그 중에서도 3D 그래픽을 도입한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GPU가 향상되어봤자 게임 성능 외에는 이득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실제로는 GPU를 게임 외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GPU는 CPU보다 정수 연산능력이 낮은 편이라 일반 프로그램(오피스 프로그램, 웹 브라라우저 등)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반면, GPU가 CPU보다 부동소수점 연산능력이 높아 멀티미디어나 과학연구용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제외한 시중의 프로그램 대부분이 CPU만으로 연산하도록 설계되어있어 GPU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곤 했다.

하지만 AMD는 2세대 APU를 출시하며 내장된 GPU의 성능을 게임 외의 프로그램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압축 해제 프로그램인 윈집(Winzip),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Photoshop) CS6,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파워디렉터(PowerDirector) 10 등에서 GPU 가속기능을 이용해 작업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아직 GPU 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의 수가 제한적이고 해외 제작 소프트웨어가 대부분이라 국내 사정에는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떨리는 캠코더 동영상, 끊기는 인터넷 동영상도 원활하게 보정

그 외에도 동영상 감상 시에도 GPU의 성능을 활용하는 기능도 갖췄다. 대표적인 것이 ‘AMD 스테디 비디오(Steady Video)’ 기능이다. 삼각대 없이 캠코더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은 대부분 손 떨림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AMD 스테디 비디오 기능을 활용하면 동영상의 떨림을 보정, 안정적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인터넷 동영상을 감상할 때 동영상 화질이 지나치게 높거나 회선의 속도가 느리면 동영상 재생 도중 버퍼링을 하느라 움직임이 뚝뚝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2세대 APU에는 이를 보강하는 ‘AMD 퀵 스트림(Quick Stream)’이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실시간 동영상 재생 시 PC의 성능 자원을 몰아주어 동영상 버퍼링 속도를 보다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위와 같은 동영상 재생 보강 기능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그리고 윈도우미디어플레이어 등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함께 실행된다.

쿼드코어 CPU에 라데온 HD 7660G GPU가 합쳐진 A10 APU

기존 1세대 APU는 넷북을 위한 초저전력 모델인 ‘E2’, 보급형 모델인 ‘A4’, 그리고 중급형 모델인 ‘A6’와 상급형 모델인 ‘A8’ 모델로 나뉘었다. 2세대 APU 역시 전반적인 모델 구분은 이와 같지만 A8 보다 한 단계 위급인 최상급형 모델 ‘A10’이 추가되었다.


AMD는 2세대 APU를 발표하며 데스크탑용 제품도 물론 내놓긴 했지만, 이보다는 노트북용 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는 최근 들어 노트북 시장이 데스크탑 시장을 능가했으며, 1세대 APU 역시 노트북 시장에서 더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간 활용도 및 전력 효율을 높이는데 유리한 통합 프로세서 고유의 특성 역시 노트북에 적용하기에 유리하다.

이에 IT동아에서는 이번에 출시된 2세대 APU 중 최상급에 해당하는 A10-4600M이 탑재된 노트북을 AMD로부터 입수, 성능 테스트를 해 보았다.

A10-4600M은 총 4개의 코어(core: CPU의 핵심 회로)를 가진 쿼드코어(quad-core) 프로세서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단일코어 프로세서 4개를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특히 동시에 여러 작업을 진행하거나 다중 코어 연산 기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하거나 멀티태스킹 작업 등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압축이나 동영상 및 아미지 편집 프로그램 중에 다중 코어 연산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A10-4600M은 기본적으로 2.3GHz의 동작 속도로 실행하지만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에서는 총 코어 중 절반에 해당하는 코어의 동작 속도를 3.2GHz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터보 코어(Turbo Core) 기술을 갖추고 있다. 멀티 코어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코어 수 보다는 동작 속도에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이 경우에 터보 코어 기술의 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A10-4600M에 내장한 GPU는 ‘라데온 HD 7660G’인데, 이는 내장형 GPU 중에서 거의 최상위급이며, 다이렉트X 11과 같은 최신의 그래픽 기술도 지원하므로 요즘 신작 게임에 사용하는 다양한 그래픽 기술을 문제 없이 표현할 수 있다. 만약 게임이 다이렉트X 11 기반인데 GPU가 다이렉트 X9까지만 지원한다면, 일부 그래픽 효과가 정상적으로 표시되지 않곤 한다.

게임 성능 테스트 1: 디아블로3

성능 비교를 하기 위해 경쟁사인 인텔의 통합 프로세서인 코어 i7-2630QM(인텔 HD 3000 GPU 내장)을 탑재한 노트북을 준비해 함께 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해봤다. 참고로 코어 i7-2630QM은 현재 판매되는 노트북용 프로세서 중에서 최상위급에 가까우며, 사실 가격 및 CPU 부분의 성능만 따지면 A10-4600M보다 몇 수 위다. 하지만 CPU가 아닌 GPU 부분의 성능은 A10-4600M이 앞서기 때문에 나름 좋은 비교가 될 것이다.

새로운 프로세서의 성능을 체험해보려면 최신 게임을 실행해 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5월 15일 출시된 액션 RPG인 ‘디아블로3’를 실행해 보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참고로 평균 60 프레임 정도면 더할 나위 없이 원활한 것이며, 30프레임 정도면 완전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디아블로3를 실행해 모든 그래픽 옵션은 ‘높음’, 화면 해상도는 1366x768로 맞추고 ‘배신자의 동굴’에서 20분 정도 플레이해 봤다. 그 결과, A10-4600M 시스템은 평균 25~30 프레임 내외의 성능을 발휘하며 무리 없는 플레이가 가능했으나, 코어 i7-2630QM 시스템은 10프레임 이하 수준이라 제대로 된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했다.

코어 i7-2630QM 시스템은 같은 해상도에서 그래픽 옵션을 ‘낮음’으로 낮춰야 20~25 프레임 정도로 그럭저럭 할 만한 수준이 되었다. 참고로 이 상태에서 A10-4600M 시스템의 경우, 평균 50~60프레임 전후로 매우 원활하게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 성능 테스트 2: 블레이드&소울

다음에 플레이해 본 최신 게임은 최근 클로즈 베타 서비스가 한참 진행중인 MMORPG ‘블레이드&소울’이다. 이 게임은 그래픽 수준이 디아블로3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한층 고사양의 PC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노트북 보다는 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를 갖춘 데스크탑에서만 이 게임을 할 것을 추천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게임일수록 최신 프로세서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데 적합하다.

블레이드&소울에 접속,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하(1단계), 화면 해상도는 1366x768에 두고 ‘대나무 마을’ 근처에서 20분 정도 플레이하며 퀘스트 및 사냥을 수행했다. 그 결과, A10-4600M 시스템은 평균 20~25 프레임 정도로 측정되었다. 이 정도면 아주 원활하다곤 할 수 없지만 플레이 자체가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반면, 코어 i7-2630QM 시스템은 10 프레임 이하의 매우 낮은 프레임으로 측정되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코어 i7-2630QM 시스템에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추가한 고가의 노트북이라면 A10-4600M 보다 나은 게임 실행 성능을 보이겠지만, 통합 프로세서만으로 구동되는 저렴한 노트북이라면 당연히 A10-4600M을 탑재한 제품 쪽이 훨씬 이득이다.

인상적인 동영상 보정 기능, 지원 프로그램의 제한은 아쉬워

게임 성능 외에 2세대 APU의 특징 중에 주목할만한 점이라면 바로 동영상 보정 기능이다, 특히 화면의 떨림을 줄여주는 AMD 스테디 비디오 기능은 매우 유용해 보인다. 캠코더로 찍은 일상적인 동영상을 윈도우미디어플레이어를 통해 A10-4600M이 탑재된 노트북에서 구동해보니 AMD 스테디 비디오 기능이 자동으로 실행되며(화면 오른쪽 하단에 아이콘 표시) 확실히 떨림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화면에 움직임(떨림)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화면 전체를 조금씩 움직여 움직임을 상쇄하는 방식으로 보정이 이루어진다. 이 때문인지 동영상의 주변에 약간의 공백(검은 띠)가 생기지만, 그다지 거슬리지는 않는다. 다만, 윈도우미디어플레이어에서는 이 기능이 정상적으로 적용된 반면, 팟플레이어나 곰플레이어 같은 국산 동영상 프로그램에서는 이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매우 좋은 기능인 만큼, AMD와 프로그램 개발사들의 노력으로 좀 더 적용 범위가 넓어졌으면 좋겠다.

알뜰파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AMD의 제안

2012년 5월 현재, 2세대 APU 기반의 노트북은 15인치 화면 제품 기준으로 최상위급인 A10 시리즈 탑재 제품이 약 80만 원, 중간급인 A6 시리즈 탑재 제품이 약 60만 원에 팔리고 있으며, 가장 저렴한 E2 시리즈 탑재 제품은 40만 원 대에 팔리고 있다. 만약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비슷한 용도의 노트북이었다면 이보다 10~20% 정도를 더 줘야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2세대 APU 가격대비 성능은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AMD는 막강한 경쟁자인 인텔의 기세에 효율적으로 맞서기 위해 단순히 수치상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경쟁을 거의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실제로 사용자가 PC를 사용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체감적인 성능, 즉 게임 구동 능력이나 동영상 보정 기능과 같은 멀티미디어 관련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사용자의 가격 부담은 적다는 것을 어필하고자 한다. 이번에 내놓은 2세대 APU는 최근 AMD의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전형적인 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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