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6 비너스 미니일식쇼, 이번에 못보면 105년 후에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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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이 태양 앞을 통과하는 장면을 나타낸 상상도. 까만 점이 금성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금성이 태양 앞을 통과하는 장면을 나타낸 상상도. 까만 점이 금성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이번에 못 보면 무려 105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니….’

금성이 태양 표면을 통과하는 보기 드문 ‘우주쇼’가 다음 달 6일 펼쳐진다. ‘금성 태양면 통과(Venus Transit of Sun)’로 불리는 이 현상은 금성이 태양 일부를 가리는 일종의 ‘미니일식’이다.

금성이 벌이는 미니일식까지 남은 시간은 25일. 우주 전문 사이트인 스페이스닷컴은 두 달 전부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아마추어 천문가들을 위해 관측 팁을 담은 안내서까지 선보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망원경의 ‘맏형’인 허블로 금성의 대기를 관측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못 보면 2117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금세기 최고의 진귀한 우주쇼이기 때문이다.

금성의 우주쇼는 망원경이 발명된 뒤 약 400년 동안 딱 일곱 번 관측됐다. 1631년, 1639년, 1761년, 1769년, 1874년, 1882년, 그리고 2004년이다. ‘8년-121.5년-8년-105.5년’ 주기로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를 놓치면 105.5년 뒤인 2117년 12월 11일에나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2125년 12월 8일이다.

보통 일식은 달이 태양을 전부 가려 장관을 연출하는 데 비해 금성은 태양 표면에 까만 점이 지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태양은 0.01%가량 어두워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날 오전 7시 9분부터 오후 1시 49분까지 6시간 40분에 걸쳐 금성이 태양 앞을 통과하는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 2004년에는 해가 진 뒤 30여 분간은 금성을 볼 수 없었다.

브라질이나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관측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서도 5일(현지 시간) 해질 무렵 금성의 이동이 시작돼 전체 과정을 관측하긴 어렵다.

태양은 낮으로 갈수록 빛이 강해져 맨눈으로 보면 실명할 위험이 있다. 태양필터를 장착한 망원경 카메라 쌍안경으로 관측하는 게 좋다. 국내에서는 대전시민천문대 부산시민천문대 장흥천문대 등이 태양 전용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천문 애호가들을 맞을 예정이다.

이번 우주쇼는 천문학자들에게도 중요하다. 금성이 태양 표면을 통과하는 과정을 관측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외계 행성 탐색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우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 표면을 가로질러 횡단하면서 별빛을 가려 어두워지는 현상을 이용하면 외계 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며 “1999년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HD209458은 이 방식으로 발견된 최초의 외계 행성으로 지금까지 200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2009년 NASA가 쏘아 올린 케플러 우주망원경도 같은 방법으로 수많은 외계 행성 후보군을 발견했다.

NASA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이번 우주쇼를 관측해 금성의 대기를 분석할 계획이다. 이미 금성의 대기 구성이 알려진 만큼 이번 관측 방법이 얼마나 정확한지 시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NASA는 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 외계 행성 탐색에 이 방법을 추가할 예정이다.

한편 21일 오전에는 달이 해의 일부를 가려 해가 눈썹 모양처럼 보이는 부분일식이 일어난다. 시간은 오전 6시 23분부터 8시 48분까지다. 등굣길이나 출근길에 해가 반달에서 눈썹 모양으로 변화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A 영상] 수증기 가득한 ‘물의 행성’ 발견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비너스#금성#미니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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