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호르몬’ 멜라토닌 새 효능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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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손상 등 신경회복 도와
허리 다쳤다면 불끄고 자야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를 마셔보라는 충고를 듣는다. 우유에는 ‘수면제 호르몬’으로 불리는 멜라토닌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어두운 밤, 망막에 닿는 빛의 양이 줄면 몸에서 생성돼 잠들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그런데 멜라토닌이 수면뿐 아니라 신경기능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장규태 국가영장류센터장과 인제대 물리치료학과 홍용근 교수 공동연구팀은 멜라토닌이 수면 유도와 함께 신경 보호와 운동기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척수가 손상된 집쥐를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12시간만 빛에 노출시키고, 나머지 시간은 어두운 곳에 있게 했다. 다른 집단은 24시간 내내 빛에 노출시켰다. 그런 후 뒷다리의 운동능력과 회복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12시간 주기로 빛에 노출시킨 집쥐는 24시간 노출된 쥐에 비해 운동기능 회복 효과가 1.5배 컸다. 24시간 빛에 노출된 집쥐에게도 멜라토닌을 규칙적으로 투여하자 운동기능 회복 효과가 1.2배 증가했다. 멜라토닌이 척수가 손상된 동물의 신경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 12시간 주기로 빛에 노출시킨 군은 척수손상 뒤 나오는 염증유발 효소가 빠르게 감소했고, 근육을 다스리지 못해 나타나는 근위축 현상도 줄었다. 반면 밤에도 계속 빛에 노출된 군은 멜라토닌의 분비가 부족해 치유 효과가 더뎠다.

장 센터장은 “앞으로 영장류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멜라토닌의 효과가 증명되면 신경계 손상 환자의 재활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 ‘송과체연구(Journal of Pineal Research)’ 1월호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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