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심장 환자 하루 1000명 북적… 부천에 ‘생명의 박동’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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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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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전문 ‘세종병원’
전국 각지서 심장질환 환자 줄이어… 美국제의료기관평가서 ‘국제인증’ 획득


《14일 오전 9시 경기 부천시 세종병원로비.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환자 들로 빈 자리가 없다. 심장질환 환자만 하루 1000명이 넘게 몰린다. 1989년 보건복지부는 이 병원을심장병 특수진료기관으로 지정했다. 1997년, 2005년, 2008년에 이어 최근 전문병원으로 선정될 때까지 이 병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유일의 ‘심장전문병원’이었다. 서울이나 대도시에 위치하고 있지는 않지만 ‘심장전문’이라는 명성답게 전국 각지에서 진료를 받으려고 병원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대학병원도 놀라는 협진 시스템

심장수술 성공의 열쇠는 얼마나 신속하게 진료과별 협진이 잘 되느냐에 있다. 심장수술은 응급환자가 많고, 수술 도중에 흉부외과, 심장내과 간 영역이 겹칠 때가 많아 과별 협진이 필요한 순간이 자주 발생한다.

세종병원의 협진 시스템은 개인병원의 수준을 넘어 최고 수준인 대학병원들까지 벤치마킹할 정도로 ‘롤 모델’이 됐다. 경희대 고려대 한림대 등 대학병원의 전공의들이 파견 나와 훈련도 받는다.

이 병원은 매일 오전 6개의 진료 과 의료진이 모여 전날 맡은 환자들의 치료내용을 발표하고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모닝 콘퍼런스’를 29년째 이어오고 있다. 진단부서(소아과, 영상의학과, 해부병리학과)와 치료부서(흉부외과, 심장내과, 마취과)가 함께 모여 각자의 진료 노하우도 공유한다. 매일 이뤄지는 ‘모닝 콘퍼런스’는 진료과별 협진이 잘되는 원동력이다.

29년간 쌓은 심장질환 진단과 치료의 노하우를 더 많은 의료진과 공유하려고 세미나와 심포지엄도 자주 연다. 선천성심장병의 진단과 치료를 공부하고 토론하는 ‘3-day 세미나’와 심장 시술과 수술의 최신 지견에 대해 논의하는 ‘세종 심혈관 심포지엄’은 국내는 물론 해외 의료진들에게도 인정받을 만큼 교육 수준이 높다.


○ 24시간 심장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 팀

심장내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과,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꾸려진 ‘응급심장팀’은 연중무휴 병원에 대기하면서 ‘24시간 심장혈관응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이 오면 즉시 심장내과 전문의를 포함한 심혈관팀의 진료가 이뤄진다. 긴급한 수술이 필요하다면 병원에 대기 중인 흉부외과 전문의가 바로 수술을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1982년 이 병원이 개원할 때부터 고수해 왔다.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인 것은 물론 국내 심장질환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개인병원이지만 대학병원과 견줘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

한국심장재단의 61개 병원별 심장수술 성공률 평가(2001∼2004년)에서 97.8%를 기록해 서울대병원(97.7%)과 삼성서울병원(97.0%) 등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200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전국에서 급성심근경색 사망률이 낮은 병원’ 77곳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올 7월 심평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관상동맥우회술을 가장 잘하는 병원’으로 선정됐다.

○ 국제표준 심장전문종합병원으로 인정받아

‘심장질환’에 초점을 맞춰 개원한 이 병원을 ‘심장’만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병원은 심장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종합병원이다. 심장에 문제를 가지고 있으면서 타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를 위해 종합병원으로 개원했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심장질환과 타 질환을 총체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병원의 장점이다.

심장전문병원으로 잘 알려진 세종병원은 올해 11월 미국 JCI로부터 국제인증을 획득하면서 국제표준 심장전문종합병원으로 인정받았다. JCI란 환자가 병원을 찾는 시점부터 퇴원하는 시점까지의 전 과정에서 안전하고 우수한 진료가 이뤄지는 기관에 국제인증을 해 주는 미국의 국제의료기관평가기구다.

세종병원은 심장관련 진료과 외에도 내과, 소아청소년과, 내분비내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 전 진료영역에서 JCI의 엄격한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14개 분야 1221개 항목에서 97% 이상을 충족하여 JCI 인증을 획득했다.

이로써 국내 환자뿐만 아니라 심장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환자들에게도 안심하고 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객관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세종병원은 이번 JCI 인증을 계기로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 몽골, 미국 환자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종병원 노영무 병원장은 “JCI 인증은 단순히 병원 홍보의 수단이 아닌 국제표준 의료서비스를 구축했다는 뜻”이라며 “전 직원이 2년간 JCI 인증을 준비해 온 과정을 항상 되새기면서 세계와 경쟁하는 심장전문종합병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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