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시대]한전, 기존 전력망에 IT접목 스마트그리드 확산해 알뜰한 에너지 강국을 만든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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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는 떠오르는 차세대 산업 분야다. 이미 깔려 있는 전력망을 이용해 효율적인 전력 소비와 이를 통한 오염물질 배출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는 이미 세계 각국이 기술 개발 및 운영 노하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30년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실현을 목표로 준비에 나섰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는 국내 전력 산업을 이끌어온 한국전력이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세탁기가 알아서 전기요금이 싼 시간에 가동되고, 값싼 심야시간대의 전력을 이용해 충전한 뒤 이를 주간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전력 피크의 양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요금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시간대별로 공급량이 달라 안정적 공급이 힘든 풍력, 태양열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한전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어들게 돼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이 저감되는 부수적인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이 같은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제주에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한전은 제주 실증단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신재생에너지 계통연계기술’, 수요 조절을 위한 ‘대용량 전력저장장치 운영기술’, 스마트그리드의 종합적인 운영을 위한 ‘스마트그리드 종합운영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전은 송배전 설비의 지능화와 스마트미터 교체 등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매년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8조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미터는 기존의 원격검침용 전력량계와는 달리 수요자와 공급자의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며, 수요자는 전력품질과 전력사용량에 관한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량계다.
한전은 “2020년까지 총 1조1367억 원을 투자해 전국 1900만 가구의 고객을 대상으로 차세대 전력량계인 스마트미터의 보급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효율적인 전력 소비가 가능해져 에너지 소비로 인한 원가 절감, 유지·보수 인력 비용 절감 등 연간 수천억 원에 육박하는 사회적 편익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전은 축적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기술력의 해외 수출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한전은 LG상사와 함께 러시아에 스마트미터 및 시스템 운영 장비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인도 베트남 등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전력 수요의 분산 및 제어가 가능해져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며 “이와 함께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IT의 뒤를 잇는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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