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경쟁사를 방통위에 신고하면서 이통업계의 보조금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
■ 이동통신사 과도한 마케팅 논란
새 스마트폰 출시 봇물…각사 마케팅에 올인 일부선 수십만원대 상품권·노트북 등 경품도
이동통신 시장의 과도한 고객모시기 경쟁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동통신업체 간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통신업체들이 단기간에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다한 보조금을 쓰고 고가의 경품까지 제공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도한 마케팅이 자칫 출혈경쟁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SKT 방통위에 경쟁사 신고
SK텔레콤은 15일 경쟁사 KT와 LG유플러스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중지시켜 달라는 금지행위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과도한 마케팅이 건전한 통신시장의 경쟁과 발전을 저해하고 대다수 고객에게도 부당하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크다는 것이 SK텔레콤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특히 통신요금 인하안을 발표한 6월 들어 경쟁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대폭 상향하는 등 가입자를 늘리는 기회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KT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마케팅 사상 전례가 없는 최고 70만원 수준의 리베이트(판매마진)정책을 운영하고, 수십만원 상당의 상품권·노트북PC 등 과도한 경품을 제공하는 등 시장질서를 심각하게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5월부터 6월14일까지 집계된 사업자별 번호이동 실적을 보면 KT는 6077명, LG유플러스는 1만7732명이 늘었다. 반면 SK텔레콤은 2만3809명이 줄었다.
경쟁사는 즉각 반박했다. 3월부터 5월까지의 가입자 증가 규모를 볼 때 아직까지 SK텔레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스마트폰 단말 수급이 불안정해 시장 주도권 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타 사업자들의 영업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도 SK텔레콤의 위법행위에 대한 물증을 채증해 방통위에 신고서를 제출하는 방안들 신중하게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 번호 이동 빅뱅 시작됐다
이동통신업체 간 치열한 고객모시기 경쟁이 일어난 원인은 새로운 스마트폰 기종이 쏟아져 나오면서 단말기를 교체하려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경쟁사를 추월하기 위한 마케팅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자료에 따르면 4월 2만5000명이었던 일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5월 들어 3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13일까지) 일평균 3만2000명이 번호이동을 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신고 내용의 진실 여부를 떠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미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새 고객을 끌어 모으려다 보니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