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총장“공학-기계-제약 ‘의료 3박자’ 갖춰 헬스 테크놀로지 분야 선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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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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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취업률 1위’ 을지대 박준영 총장
취업률 1위 비결은-장례지도-중독재활-의료홍보 등,실용학과 만들어 他대학과 차별화
해외봉사도 힘쓰는데-몽골 빈민가 ‘10년 의료지원’ 시작, 기회되면 북녘 시골병원 돕고 싶어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4년제 대학 192곳의 취업률을 발표했을 때 가장 눈길을 끈 대학은 을지대였다. 취업률 81%로 1위를 차지했다. 전국 대학 평균 취업률 55%보다 30%포인트가 높았다. 의료특성화 종합대학인 을지대는 을지의대와 서울보건대가 통합해 2007년 새롭게 탄생했다. 을지대엔 의·생명 중심의 대전캠퍼스와 보건·의료 중심의 성남캠퍼스가 있다. 양 캠퍼스엔 24개 학과, 3개 대학원이 있으며 학생이 4500명에 이른다. 을지재단 소속의 병원으로는 1000병상 규모의 을지대학병원(대전), 을지병원(서울 노원구), 강남을지병원(서울 강남구), 금산을지병원(충남 금산) 등 4곳이다. 또 수도권에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신축할 예정이다. 14일 경기 성남캠퍼스에서 박준영 을지대 총장을 만났다.》

올해 4년제 대학에서 가장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을지대의 박준영 총장은 “노벨상을 타기 위한 교육보다는 성숙한 사회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을지대
올해 4년제 대학에서 가장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을지대의 박준영 총장은 “노벨상을 타기 위한 교육보다는 성숙한 사회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을지대
―취업률 1위를 어떻게 달성했나.

“우리 대학은 미적분보다는 더하기 빼기 같은 실용적인 학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을지대엔 타 대학에선 볼 수 없는 실용적인 학과가 많다. 1994년 국내 최초의 응급구조학과를 세웠고 1999년 장례지도학과, 2008년 중독재활복지학과, 올해 의료홍보디자인학과를 개설했다. 특히 장례지도학과는 천안함 희생 장병의 시신을 생전의 모습과 가깝게 복원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했다.”

―의사국가시험 등 각종 시험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다고 들었다.

“의대는 200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6회 연속 의사고시에 응시자 전원이 합격했다. 간호대는 2002년 이후 9년 연속 졸업생 전원이 합격했다. 또 2006년, 2008년 물리치료사 국가고시, 2007년 제13회 1급 응급구조사 국가고시, 2008년 제48회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수석합격자를 배출했다. 2007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대전캠퍼스 의료경영학과는 4년 연속 졸업생 전원이 국가공인 병원행정사, 협회 공인 의료보험사 자격시험, 의무기록사 국가시험에 응시해 전원 합격했다. 이는 전국에서 최고의 교수확보(340%, 학생 1인당 3.4명)와 을지병원 등에서 현장 실무를 쌓는 등 물적, 인적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확장하는 병원의 규모는….

“서울 마곡지구, 수원 영통, 경기 북부 중 한 곳에 1000병상 병원을 신축할 에정이다. 건축 설계는 마쳐 용지만 결정되면 바로 착공한다. 이 병원에선 새로운 개념의 환자 진료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내과 외과처럼 과별로 분류하지 않고 특성을 가진 질병 또는 장기별 센터를 세운다. 가령 호흡기센터라면 환자가 진단 치료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받는다. 환자가 호흡기내과, 방사선과 등을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5월 몽골 울란바토르대와 협력을 체결해 매년 울란바토르 시의 빈민지역에 해외 봉사를 나가고 있다. 병원의 해외 봉사가 일과성으로 끝나는 사례가 많은데 우리는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맺었다. 현지에서 질병만을 치료해주는 것은 부수적이다. 주민을 상대로 보건 위생 교육을 하고 현지 의료인도 가르쳐 ‘고기를 낚는 방법’을 전수한다. 앞으로 라오스와 필리핀 등 의료 취약지구에 봉사활동을 나갈 예정이다.”

―북한 의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일을 해 왔나.

“현재 우리민족서로돕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을지재단 설립자인 부친 박영하 명예회장은 평양의전원에서 공부하다 남쪽으로 내려와 서울대 의대에서 환자들을 진료했다. 개인적으로도 북에 대한 애착이 많을 수밖에 없다. 2007년 평양에서 적십자병원의 뇌신경외과 수술장을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약무병동을 만들어 수액제제와 알약을 제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지금은 뜸해졌지만 앞으로 북한을 도울 일이 있으면 평양을 제외한 군 단위 병원 위주로 지원하고 싶다. 남한의 보건소 같은 시설을 많이 세워야 북한 주민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특성화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갈 생각인가.

“의료의 질은 의료공학, 의료기계, 제약 분야가 함께 발전해야 높아진다. 대학, 연구소, 개발회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 대전과 충남오송단지에 들어선 의료보건업체와 생명과학 공동연구를 확대할 것이다. 을지대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10개국, 23개 대학과 맺은 자매결연을 내년까지 30개 세계 대학으로 확대하고 을지대생이 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을 만들면서 생각했던 것이 헬스 테크놀로지(HT) 분야를 선도하는 것이었다. HT는 인간의 건강과 생명 유지에 필요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해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특성화 종합대학을 기반으로 10년 이내에 국내 10대 명문 사학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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