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부족땐 수명 단축” 英, 130만명대상 수면 보고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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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고 싶다면 잠을 푹 자야 할 것 같다. 프란체스코 카푸치오 영국 워릭대 박사는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이 안 되는 사람이 6∼8시간인 사람에 비해 일찍 죽을 가능성이 평균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13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해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수면 보고서 16편을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는 수면 부족이 조기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수면이 부족할 때 각종 대사성 질환이 나타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신진대사 작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것.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등이 나타나면 결과적으로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상인도 하루 4시간만 잠을 자도록 했더니 혈당이 올라갔다. 인슐린을 이용해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인슐린 민감성이 19∼25% 떨어져 당뇨를 일으키는 것. 교감신경계를 조율하는 아드레날린도 과다하게 분비됐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동을 증가시킨다.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너무 잠을 많이 자도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하루 9시간 이상 잠을 자는 사람도 조기 사망 확률이 높게 나타난 것. 다만 이들의 직접적인 사인은 수면의 품질과 관련이 있었다. 몸이 아프면 잠을 많이 자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져 숙면 시간은 적은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지 ‘수면’ 최신호에 실렸다.

신원철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대규모 조사에서도 7, 8시간 수면을 하는 사람들의 수명이 가장 길었다”며 “수면장애도 질환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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