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진의술 배우자”… 외국의사 연수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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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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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온 의사들이 국내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수술이 끝난 후 환자에게 관리요령을 설명하는 것을 함께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순천향대 부천병원
캄보디아에서 온 의사들이 국내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수술이 끝난 후 환자에게 관리요령을 설명하는 것을 함께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순천향대 부천병원

로봇수술-생체이식 등 최첨단 분야
대학병원은 물론 개인병원도 찾아
“우수성 알려 해외환자 유치에 도움”

많은 외국인 의사가 의학기술을 배우기 위해 국내 병원으로 모여들고 있다. 국내에서 의술을 익힌 외국인 의사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 의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한국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 해외 환자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병원들의 해외 의학자 연수 프로그램은 대개 2000년 초부터 시작됐다. 성숙환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6·25전쟁 이후 국내 의사들이 미국 미네소타재단의 지원으로 의료연수를 받고 돌아와 의술 발전에 기여했다”며 “병원들이 이제 저개발 국가 의사들에게 의술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대학병원에서 선진 의술 배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03년 개원과 함께 해외 의학자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해 지금까지 50여 명의 외국인 연수자를 배출했다. 주로 아시아와 중동 지역 의사들이 1년 과정으로 참여하고 병원은 이들에게 체재비 등을 지원한다.

이 병원에서 안과 연수를 받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오리포프 셰라리 씨(35)는 “고국의 동료 의사들이 한국에서 의료 연수 기회를 얻은 나를 부러워한다”면서 “한국 의술이 뛰어나 이곳에서 배운 지식이 앞으로 의사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20여 개국에서 연간 300여 명의 외국인 의사가 간이식 수술, 심장혈관 중재시술, 영상의학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그동안 진료과별로 진행하던 연수 프로그램을 2009년 ‘Asian in Asia(AIA) 프로젝트’로 통합했다. AIA 프로젝트는 외국인 의사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친교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실제로 몽골이나 베트남에서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거나 의료지원을 받은 의사들이 ‘아산 동문회’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인하대병원도 해외 의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운영하는 일우재단의 도움으로 매년 6명의 의사가 연수를 받는다. 이 병원은 2008년 10, 11월 몽골 국립 제1, 2, 3병원과 진료협력을 체결한 후 몽골 의사들이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내과 분야에서 연수 활동이 본격화됐다.

순천향대병원은 2004년 한캄봉사회를 만들어 캄보디아 프놈펜의대에서 파견된 의사들을 1년간 연수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캄보디아 의사 30여 명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관절내시경 수술, 척추 수술 등을 배운 후 고국으로 돌아갔다.

삼성서울병원은 2003년 외국인 의사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외국인 의사 44명이 참여했다. 베트남 출신 의사가 가장 많고 주로 심장수술과 장기이식 분야에서 연수를 받았다. 2005년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의 로버트 몽고메리 이식외과장이 이 병원 이석구 교수에게서 생체간이식수술 연수를 받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심장혈관과 로봇수술 교육 분야에서 외국인 의사 연수가 활발하다. 올 10월 국내 최초로 로봇트레이닝센터를 만든 이 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 외국 의료진만 4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갑상샘 분야의 로봇수술을 배우기 위해 200여 명의 외국 의료진이 방문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위암, 비뇨기 질환, 대장암 수술을 배우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을 찾고 있다.

○ 개인병원에도 찾아오는 외국인 의사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는 국제 교류가 활발한 병원으로 유명하다. 2002년부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에서 찾아오는 의사가 매년 20∼30명에 이른다. 주름, 비만, 쌍꺼풀, 흉터, 색소질환, 지방이식 등 특화된 진료 분야의 시술 참관과 학술 교류가 주 목적이다.

모발이식 전문클리닉인 레알모아앤레알포맨성형외과는 11월 중국 홍콩 폴란드 의사가 대거 참여한 가운데 개원가에서 처음으로 모발이식 워크숍을 열었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태국, 대만, 중국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의사들이 국내 성형 및 미용치료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다”고 말했다.

우리들병원은 외국인 의사를 대상으로 척추수술 교육 프로그램인 ‘미스코스(MISS course·최소 침습 척추수술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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