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사랑니를 뽑힌 후에 붓고, 아파서 고통받는 분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사랑니는 한국인 뿐 아니라, 모든 인류 중 20 % 이상이 고통을 겪는 것으로 추정되며, 예전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서남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방문했을 때도 사랑니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사랑니 발치는 구강의 가장 뒤쪽의 잘 보이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시술을 해야 하고, 시술비도 많지 않은 ‘3D'의 작업 중 하나이다. 게다가 하치조신경마비나 설신경마비, 개구장애 등의 후유증이 일어나면 뒤처리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기피하게 된다.
어떻게 사랑니를 심한 동통, 부종, 개구장애, 신경마비의 후유증을 줄이면서 발치할 수 있을까?
우선은 모양과 방향이 제각각인 사랑니의 입체적인 구조와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니가 비뚜로 나는 것은 진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턱뼈의 성장은 골격근의 작용에 주로 영향을 받지만, 치아 자체의 크기와 수는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므로 턱뼈가 충분히 자라주지 못하면, 치아가 제자리를 잡을 공간이 없어서 비뚜로 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발치시의 통증은 국소 마취술을 통해서 조절할 수 있다. 좋은 마취약과 아주 가느다란 일회용 주사침 그리고 여러 가지로 개발된 마취술에 의해 발치할 때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마취가 풀리면서 느끼는 통증은 때로는 밤에 잠을 자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이런 수술 후 통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연조직을 섬세하게 다루어야 한다.
매복된 치아를 빼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잇몸을 절개하고, 주변의 치조골을 삭제하게 되는데, 이때 받은 손상이 마취가 깨고 난 다음에 심한 통증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발치 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1) 정상적인 구강 조직인 치은, 치조골, 협점막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고, (2) 점막의 건조를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3) 마취되어 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한다고 지나치게 조직을 당기지 말아야 한다. (4) 너무 강력한 흡입기도 연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므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출혈을 가능한 한 적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진단 장비도 갖추어야 한다.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통해 반대편 치아와 이웃한 조직들과의 관계를 살필 수 있고, 컴퓨터 단층 사진을 통해 입체적인 구조와 위치를 확인함으로써, 중요한 하치조관 손상을 피할 수 있다.
연조직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 중요한 사항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절개 전에 치아를 자른다는 것, 둘째 협점막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젖은 거즈를 사용한다는 것, 셋째 절개는 지나치게 크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충분한 절개가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절개가 클수록 조직 손상이 크다는 것도 잊으면 안된다. 마지막 넷째는 효과적인 봉합이다. 쉽게 발치된 경우에도 치은이 움직이는 경우에는 봉합을 해두어야 잘 아물고, 출혈도 쉽게 줄일 수 있다.
사랑니가 비뚜로 나서 고민이 된다면, 적절하게 뻬주면 된다. 한번 제거하면 그것으로 끝이 나는 것이니까.
도움말: 치의학 박사 우상두 (현재 고운이 치과 공동원장 / 단국치대 해부학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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