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망막증 10년새 3배급증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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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TV시청 피하고 외출시 선글라스로 예방을”

실명을 일으키는 질환 1위로 알려진 당뇨병성 망막증이 급증하고 있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은 자체 집계 결과 당뇨병성 망막증 환자가 1999년 6411명에서 2008년 2만1522명으로 3배 정도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당뇨병의 3대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으로 생긴 혈액순환 장애가 원인이 돼 사진기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난 부위에는 출혈이 나타나고, 혈관 주변 망막이 당겨지면서 망막 일부가 떨어져 나오는 ‘망막 박리’도 생긴다.

하지만 당뇨병성 망막증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은 편. 이 때문에 환자의 절반 정도는 치료 시기를 놓친다는 것이다. 실제 김안과병원이 당뇨병성 망막증환자 2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83%가 당뇨병 진단 전 안과검진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고, 64%는 당뇨병 진단 뒤에도 안과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에 대한 안내를 받거나 검진을 권유받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망막병원의 이재흥 교수는 “서구화된 생활 습관, 고령화 등으로 당뇨병성 망막증과 같은 중증 망막질환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인식 부족으로 병을 키우고 있다”며 “의사는 병을 알리고, 환자는 병에 대해 적극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5∼20년간 당뇨병을 앓게 되면 당 조절이 잘되고 있는 환자에게서도 당뇨병성 망막증은 나타난다. 만약 더 진행되면 출혈과 망막 박리가 발생하는 ‘증식 당뇨망막병증’으로 발전하는데, 이때는 손상된 망막을 복구할 수 없다. 이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증식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면 수술로 시력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수술 결과가 좋으면 시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도 한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과 함께 발병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당뇨병부터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일단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된 이후에는 안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른 철저한 혈당 관리로 당뇨병성 망막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가에 따르면, 당뇨병성 망막증과 같은 망막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혈당 관리와 함께 △금연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며 △가능한 한 컴퓨터 사용이나 TV 시청 등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외출 시에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자외선을 피하며 △눈을 충분히 쉬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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