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범위는? 학생은? 백신 접종 우선순위 논란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9분


의료-방역인력 다음에 임신부-영유아-노인…

11월부터 시작되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백신 예방접종 대상자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공급할 물량은 1000만 도스로 500만∼10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다. 정부는 의료인, 방역인력 등 전염병 대응요원에게 우선 접종하고 그 다음으로 임신부, 영·유아, 노인에게 접종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전염병 대응요원은 100만 명, 임신부는 40만∼50만 명, 영·유아는 20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합쳐 400만 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집계에는 노인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임신부, 영·유아, 노인을 합친 신종 플루 취약계층은 420만 명에 이른다. 이럴 경우 학생은 접종할 기회를 얻기 힘들다.

이 계획대로라면 임신부와 영·유아도 연내에 모두 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올 2월 발표한 ‘2007년 보건통계 자료집’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환자 진료에 관여하는 보건인력은 101만837명이다. 병원 식당 근무자, 원무과 직원 등 진료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환자와 접촉하는 인력은 이 통계에 빠져 있다. 이들까지 포함한다면 ‘전염병 대응요원’은 최소한 15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병·의원 종사자라고 모두 최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종 플루 환자 접근 가능성이 낮은 검진이나 성형수술, 피부미용 분야 종사자까지 최우선 접종 대상자로 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노인 같은 취약계층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일반적인 우선순위가 그렇다는 것이지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전문가 회의나 공청회를 통해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세부적으로 정한 후 백신 임상시험 막바지 단계인 10월 중순 최종 우선순위를 확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고위험군이 아닌 학생은 우선접종대상에서 제외했다. 학교가 전파력이 높은 장소이기는 하지만 사망률은 고위험군에서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고위험군을 우선 접종대상으로 정했다는 것. 물론 영국도 의료진을 최우선 접종대상으로 지정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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