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페어링 분리 실패 구체적인 원인 밝혀질까

  • 입력 2009년 8월 28일 03시 00분


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나로호가 카운트다운을 마치고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상단부 페어링(덮개)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대기권에서 소멸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나로호가 카운트다운을 마치고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상단부 페어링(덮개)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대기권에서 소멸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러 공동위’ 외 별도 조사위 구성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분리 실패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28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나로호발사조사위원회를 소집해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위원회의 성격과 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페어링 분리 실패 원인을 완전히 규명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27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관계자로 구성된 한-러 공동사고조사위원회 외에 별도로 ‘나로호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페어링 분리 실패 경위를 철저히 가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 정부 조사위원회 제 역할 할까

교과부는 국내에서 개발된 로켓과 위성이 발사 도중 사고가 일어나거나 우주에서 실종됐을 상황에 대비해 2007년 외부 우주전문가로 구성된 우주사고조사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구성된 위원회는 이와 별도 조직으로 나로호와 과학기술위성 2호 실패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위원회는 28일 첫 공식 회의를 열고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항우연 측 조사결과를 더 검증하기 위해 별도로 위원회를 조직했다”며 “다음 번 발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의 성격과 권한이 불명확한 데다 문제를 발견해도 권고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특히 항우연이나 흐루니체프사 측에서 ‘보안 유지’를 이유로 제한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체계적인 조사를 하지 못하는 들러리 위원회로 전락할 소지도 없지 않다. ○ 위성 분리 직후 이상 이미 발견한 듯

당초 과학기술위성 2호가 성공적으로 분리된 줄로 알았으며 이후 분석 과정에서 궤도 진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항우연의 설명이 처음부터 틀렸을 수 있다는 의혹이 이날 새로 제기됐다.

항우연은 25일 나로호 발사 직후 “1, 2단 로켓과 위성이 모두 성공적으로 분리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5일 TV로 실시간 중계된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 화면에 나타난 수치는 이미 위성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힘든 고도와 속도로 날고 있다는 사실을 표시하고 있었다. 화면은 페어링 분리, 1·2단 로켓 엔진 점화 및 분리 등 단계별 진행 정보 외에도 레이더 추적 정보와 나로호가 보내온 비행 정보를 담고 있다.

한 우주전문가는 “과학기술위성 2호가 분리될 시점인 발사 9분 후 영상을 보면 레이더에 나타난 속도가 초속 6.15km, 2단 고체로켓에서 보낸 비행정보에는 6.23km로 나타났다”며 “그 순간 MDC 관계자들은 위성이 정상 진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처음에 위성 분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한 까닭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당시 발사 책임자에게 직접 확인을 시도했지만 27일 저녁까지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호주 추락 물체 나로호 잔해 가능성 희박”

한편 호주 북부에 떨어졌다고 알려진 정체불명의 물체는 나로호와 상관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부는 “호주 대사관 측이 26일 오후 이 물체가 나로호와 상관없는 것으로 확인해왔다”며 “나로호 잔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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