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주목, 이 병원]가천뇌건강센터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5분


《한국은 2019년이면 전체 인구의 14.4%, 2026년에는 20%가 노인층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뇌중풍(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노인성 또는 퇴행성 뇌신경계 질환도 더불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뇌혈관 질환은 우리나라 60세 이상 성인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암 다음으로 많다. 》

원스톱 첨단영상 장비로 각종 뇌질환 조기진단 척척

한명의 환자, 여러 의사가 집단진료
“예방법 평소 실천하면 발병 늦출수있어”

뇌질환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환자를 돌보는 가족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질병이다. 뇌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가천뇌건강센터는 올해 6월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의과대 길병원 뇌과학연구소에 문을 열었다. 뇌 검진도 건강검진처럼 정기적으로 받아 조기 진단으로 뇌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질환별 특성에 맞춘 검진 치료 프로그램

윤방부 가천뇌건강센터 소장은 “40세 이상은 누구나 뇌에 질환이 생길 수 있지만 병이 악화될 때까지 모르고 있다”며 “요즘은 기기 발달로 뇌를 손금 보듯 들여다볼 수 있어 조기 진단의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센터 내원환자 300명을 조사해 보니 56%가 뇌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경색이 94명(60.3%)으로 가장 많았고 뇌암이 12명(8%)으로 뒤를 이었다. 뇌경색은 방치하면 급성뇌경색이 생길 확률이 3, 4배, 치매가 걸릴 확률은 2, 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질환의 조기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가천뇌건강센터에서 준비한 검진과 치료 프로그램은 질환별 특성에 맞춰져 있다. 가장 일반적인 뇌질환인 치매에 대비한 치매정밀 검진, 파킨슨병 정밀검진, 청장년층 중풍 검진, 뇌암 검진 등 각 질환에 따라 필요한 검진을 한다. 질환의 조기예방을 위한 뇌정밀검진과 개인별 선택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계해 진행하는 개인별 맞춤검진도 선택할 수 있다.

○ 최첨단 영상기기로 조기진단 가능

가천뇌건강센터에서는 치매와 뇌중풍, 뇌종양, 파킨슨병, 불면증 등 뇌질환과 관련된 유전자검사, 혈액검사, 뇌파검사, 심전도검사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최신식 건강검진센터 못지않은 편안한 검진실과 진료실, 상담실을 갖추고 있다.

최첨단 영상장비로는 전신암 촬영(PET)과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결합한 영상 기기로 현존하는 장비 중 최고 해상도를 자랑하는 7.0T MRI 장비를 갖추고 있다. 뇌과학 분야 석학으로 노벨상 후보로 꼽혀온 조장희 박사가 개발했다. 7.0T MRI는 일반 병원의 MRI보다 영상 선명도가 3배 정도 높은 최첨단 영상장비다. 0.3㎜ 크기의 암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뇌질환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뇌와 동시에 심장혈관까지 진단하는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비롯하여 움직이는 장기를 촬영할 수 있는 듀얼 소스 CT도 있다.

불면증 학습능력 재능평가를 위한 기기와 검사, 치매 중풍 파킨슨병 뇌암 불면증 치료를 위한 자가진단표도 개발했다. 이런 장비들은 뇌과학연구소를 통해 국내외 뇌관련 기초연구 자료와 임상, 영양, 운동 연구 성과가 쌓여 환자 진료에 접목된 것이다. 센터는 뇌과학연구소,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가천 바이오나노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환자 진료에 바로 적용하고 여기서 나온 임상 결과를 다시 연구하는 ‘이행(移行)의학’을 실험하고 있다.

○ 외국 저명 의료진 치료 참여

한 명의 환자를 여러 명의 의사가 진료하는 집단 진료도 다른 병원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윤방부 소장을 포함한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방사선과 전문 의료진이 모여 병명을 진단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페렝크 욜레즈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켄돌 리 메이요클리닉 교수 등 저명한 의료진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윤 소장은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평소에 뇌질환 예방법을 실천하면 발병을 늦출 수 있다”며 “평소 뇌 건강을 관리하도록 돕고 뇌질환 환자의 치료법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침묵의 살인자’ 뇌질환, 평소 관리가 최고의 약
윤방부 가천뇌건강센터 소장

“뇌도 아프지 않도록 평생 관리해야 합니다.”

윤방부 가천뇌건강센터 소장(66·사진)은 치매, 파킨슨병 등 노인성 뇌질환뿐 아니라 아이의 소질이나 재능을 발견하는 뇌개발까지 뇌를 종합 관리하는 센터를 키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윤 소장은 1979년 대한가정의학회 창설자이자 국내 대표적인 성인병 전문가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30년에 가까운 의사생활을 접고 지난해 12월 가천의과학대 부총장 겸 석좌교수로 부임해 뇌건강센터와 국제의료센터를 이끌고 있다. 윤 소장은 오랜 의사 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생활 수칙을 제안했다.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고지혈증, 고혈압을 미리 막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이 높아지면 뇌혈관 중에 약한 부분이 터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지혈증과 비만이 있으면 혈관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막히면서 뇌경색이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가장 뇌를 힘들게 한다. 특히 분노나 적개심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혈관에 무리를 준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달리기나 자전거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이 좋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뇌로 끊임없이 정보가 전달되어 뇌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몸을 많이 쓸수록 뇌가 자극돼 건강해지는 것이다.

뇌혈관질환은 불편하거나 뚜렷한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일시적으로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눈이 침침하고 손이 저리는 등 자각증상이 있으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작은 증상이라도 의사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윤 소장은 “뇌질환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므로 40세 이상이면 1, 2년에 한 번 뇌를 검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며 “뇌건강센터는 건강한 뇌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