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6월 29일 19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3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내 스타크래프트 개발실. 밖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지만 곧 공개될 스타크래프트 2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작업실은 횃불 없이 볼 수 없는 '동굴'과 같았다. "어두워야 일이 잘 된다"며 개발팀 직원들은 대낮에도 블라인드를 친 채 촛불을 켜놓았다.
음침한, 한 편으로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낯설었다. 11년 만의 후속작 공개를 앞둔 터라 외부 방문자 출입을 엄격히 금하고 있었다. 개발실 내부 사진 촬영은 물론이고 화장실 가는 것도 안내자의 허락을 맡아야 했다. 보안 유지를 위해 "쉿!" 또 "쉿!"이었다. 공개시기에 대해서도 마이크 모하임 대표의 대답은 언제나 그랬듯 "곧(Soon)"이 대답의 전부였다.
그러나 개발실 내부의 비상한 분위기와 달리 외부 풍경은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반바지,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난 더스틴 브라우더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기자에게 "후속작은 카드 게임이나 닌텐도DS 게임 등 단순한 게임들에 영향을 받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크리스 시거티 수석 게임 프로듀서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게 최대한 쉽게, 그러나 아무나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는 것이 게임 개발 내내 우리가 고수해 온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쇼케이스 장에서는 본사 개발자들끼리 '한 판' 붙었다. 밸런스 매니저인 한국인 데이비드 김과 미국인 매니저 맥 쿠퍼의 대결. 두 사람이 대결을 벌이는 동안 전작(스트크래프트 1탄)에 비해 화려해진 3D그래픽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눈이 아플 정도로 현란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거슬린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어바인(미국)=김범석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