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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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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에 실린 환자의 몸에 센서를 부착한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맥박, 산소수치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정보가 와이브로 무선통신망으로 자동 전송된다. 응급실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화면으로 지켜보며 응급처치를 지시한다. 통신과 의료를 결합한 SK텔레콤의 텔레메디슨 서비스는 부산 소방서의 응급환자 수송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17∼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와 ‘방송통신장관회의’ 및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의 최대 화두는 이 같은 융합기술이었다.
○ 휴대전화로 자동차 점검 서비스 선보여
KT는 전시장에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를 가져다 놓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차량 진단 및 제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엔진, 냉각수, 엔진오일 등에 대한 실시간 진단을 휴대전화로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17일부터 월 3500원에 에쿠스, 제네시스, 쏘나타 주요 모델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방송통신장관회의와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에서도 융합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가 논의됐다. 장관회의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15개국의 장차관이 참석했으며 콘퍼런스에는 12개국 55명의 방송통신 전문가가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융합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의 기회를 활용해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미디어산업 재편을 통한 글로벌 미디어 선도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쿠 이시자키 일본 총무성 수석차관은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정부는 사용자들이 융합 서비스의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법적 구조를 시급하게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융합 환경에서 미디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너선 레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부수석경제학자는 “미디어 규제 완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소비자 처지에서 많은 선택지를 갖도록 규제를 완화하되 경쟁과 다양화, 지역화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밀리아노 칼렘수크 미국 뉴스코퍼레이션그룹 폭스TV 스튜디오 대표는 “인터넷TV(IPTV)와 같은 융합 서비스는 시청자에게 선택권, 통제권을 주는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TV 스튜디오가 이에 적응하고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삼성-LG 에코존… 친환경 신제품 전시
이번 전시회의 또 하나의 화두는 친환경이다. 삼성전자는 ‘에코(ECO)’존을 따로 마련해 태양광 충전 휴대전화, 전력 소모가 기존 제품의 절반 정도인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 TV 등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에코존에서 옥수수 전분을 사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폰, 기존 대비 최대 70% 이상 전기료 절감이 가능한 LED TV 등을 전시했다.
한편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개막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나카드 인수설과 관련해 “경영권을 가질 수는 없지만 피를 섞기 위한 지분투자는 가능할 것”이라며 “하나카드뿐만 아니라 모든 카드사와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해외 투자에 대해 “과거 스프린트 투자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하기엔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고 중국 시장에 대해선 “기존의 차이나유니콤 외에 차이나모바일과의 협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