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 선블록크림 제대로 알고 바르세요

  • 입력 2008년 7월 26일 12시 33분


산으로 바다로 나들이가 잦은 여름철,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쓰게 되는 계절이다. 유아들에게는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것이 좋을까.

최근 미국 환경연구단체가 시판 중인 자외선 차단제품 952종을 조사해 보니 5개 중 4개 꼴로 효과가 미미하거나 피부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아용으로 널리 사용되던 코퍼튼, 아비노, 세타필의 자외선 차단제들이 '매우 위험(High hazard)' 등급을 받았다. 한국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과연 괜찮을까.

유아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주려니 유해 물질이 걱정되고 안 발라 주려니 뜨거운 햇볕 아래 노출되는 연약한 아이 피부가 걱정된다.

● 한국 제품들은 식약청 인증 받아야

미국 환경연구단체인 환경실무그룹(EWG, Environmental Working Group)은 미국에서 시판되는 952개의 자외선 차단제를 조사한 결과 "화상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UVB(파장 350nm 이하)와 UVA를 모두 차단하면서 화학물질이 최소한으로 들어간 제품은 조사대상 중 15%에 불과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해성 논란은 미국 제품에 국한되는 것이며 국내 실정은 다르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 관련자들의 설명이다.

한국에선 자외선 차단제가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어 식약청의 인증을 받아야 하므로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사전 검증을 거친 제품만 출시된다는 것.

식약청 화장품평가팀 김은정 팀장은 "이번 EWG에서 거론한 유해성분인 '옥시벤존(Oxybenzone)'의 경우 국내는 함량을 5%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의 10%나 미국 6%에 비해 엄격한 기준" 이라고 말했다.

시슬리 코리아 양숙진 주임은 "자외선 차단 지수 기준도 없고 업체 자율로 품질을 관리하는 미국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 화학적 차단제 VS 물리적 차단제

아무리 까다로운 검증 절차라도 엄마들의 아이를 위하는 마음만큼 까다롭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많은 엄마들이 아마존이나 드럭 스토어 등 사이트에서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식약청 검증을 거친 제품만 쓰는 것도 아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원료에 따라 '화학적 차단제'와 '물리적 차단제'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화학적 차단제'는 화학성분이 자외선을 직접 흡수해 차단하는 원리로 주로 쓰이는 성분은 아보벤존(Avobenzone), 옥시벤존 등이다.

화학성분 자체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어 소아과 의사들은 6개월 미만 아이들에게는 '화학적 차단제'를 권하지 않는다.

'물리적 차단제'는 피부에 막을 형성해서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원리로 이산화티타튬(Titanium dioxide), 산화아연(Zinc oxide)이 주요 성분이다.

얼굴에 발랐을 때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을 보인다면 물리적 차단제로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화학성분이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잘 씻겨지지 않아 차단 효과가 오래 가는 물리적 차단제가 바람직하다.

물리적 차단제 중에서도 두껍게 발리고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나노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은 특히 화장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EWG 보고서는 '나노 입자'로 만든 차단제의 경우 파우더나 스프레이 타입이라면 이산화티타튬, 산화아연 같은 성분이 폐로 흡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런 위험이 임상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뜨거운 뙤약볕을 쐬는 것은 피부에 더 위험하다"며 "아이들은 안정성이 높고 감작반응(특정 성분에 피부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일어나는 반응)이 적은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한국 뉴트로지나, 시슬리 코리아,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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