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고도비만, 몸도 마음도 산산조각!

  • 입력 2008년 7월 21일 02시 52분


“미용실에도 못 가겠어요. 의자가 위로 안 올라가면 어쩌나 걱정이 돼서….”

고도비만 환자들은 의자에 앉기도 힘들다. 버스를 타면 의자가 체구에 비해 작을뿐더러 사람의 고정관념이 담긴 시선을 받는 게 여간 고통스럽지 않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비만인 배역은 대부분 아둔하고 게으르게 묘사된다. 절제도 못하고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으로 그려지기 십상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룬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주인공 길버트(조니 뎁)의 엄마가 바로 고도비만 환자다. 가족조차도 그녀를 ‘물 밖으로 나온 고래’ 같다고 놀린다.

고도비만 환자들은 “사람들의 말과 눈빛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이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점점 더 숨게 된다. 사람들의 의미 없는 시선에도 ‘내가 뚱뚱해서 그래’라고 자학한다. 자신감 상실은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고도비만은 신체적으로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

늘어나는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허리 무릎 등에 생기는 관절염과 디스크는 피해갈 수 없는 합병증이다. 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은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 당분 분해효소인 인슐린의 활동을 막아 당뇨병에 걸리기도 한다.

고도비만에 따른 성인병을 방치하면 심장병과 뇌중풍 등 심각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영국의 맨체스터대는 아시아 호주 북미 유럽 등지에 사는 28만 명을 대상으로 9∼1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비만해지면 식도암, 자궁암, 갑상샘암, 신장암, 대장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24∼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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