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전쟁, 황사 특수…반도체-車-조선 ‘티끌 비상’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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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상 최악의 황사가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업계에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황사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업종들은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계 등은 황사의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세부 대책을 세워 놓았다.

반면 가전과 유통업계는 다양한 황사대비 상품을 내놓고 ‘특수(特需)’를 기대하고 있다.

○‘에어샤워 시간’ 2배로 늘려

황사에 가장 민감한 것은 미세공정이 많은 반도체 산업. 수억분의 1mm를 다루는 공정에 먼지가 유입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은 황사철에는 밀폐 상태인 반도체 라인에 외부 공기를 공급하는 필터를 보강한다. 공기로 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 시간도 평소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황사가 심할 때는 인력이나 물품의 이동까지 중단시킨다.

자동차 업계도 황사철이 되면 차체에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 공정에 부쩍 신경을 쓴다. 아직 굳지 않은 페인트에 황사의 미세먼지가 달라붙게 되면 불량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황사가 심한 3∼5월에는 공기정화 필터를 평소보다 자주 교체한다.

도장이 전체 공정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조선업종 역시 황사 대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조선소마다 자체 기상센터를 두고 황사의 방향과 정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작업 여부를 결정할 정도다.

○황사 차단 화장품까지 나와

가전 업체들은 최근 먼지 제거와 알레르기 방지 기능을 대폭 강화한 공기청정기 등 신제품을 잇달아 시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청정기능을 강화한 ‘2007년형 하우젠 공기청정기’를 내놓았다. LG전자도 황사철을 겨냥한 스팀청소기와 공기청정기 신제품판매를 시작했다. 웅진코웨이는 황사의 미세먼지뿐 아니라 황산화물 등 중금속까지 걸러주는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판촉에 나섰다.

유통 및 화장품업계도 황사 마케팅을 펼치며 황사 예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14일부터 21일까지 ‘황사 대비 상품전’을 열고 마스크와 구강청정제, 공기청정기 등 상품을 최고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21일까지 황사용품 특별기획전을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과 애경 등 화장품 업체들도 황사 제거 클렌징 제품이나 황사 차단 화장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계절을 겨냥해 선보인 화장품은 많았지만 황사처럼 짧은 주기를 겨냥한 제품이 나온 것은 드문 일이다.

한편 기상 전문가들은 몽골 고비사막의 가뭄으로 올봄에 사상 최악의 황사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황사 피해는 연간 약 7조 원으로 추정된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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