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두께서 화질-디자인 경쟁시대로

  • 입력 2007년 2월 12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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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기술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쟁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들을 모아 놓고 ‘TV 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TV 안에서 콘텐츠 혁명이 이뤄지고 있다면 TV 밖에서는 이 회장의 말처럼 기업들의 기술 전쟁이 진행 중이다.

TV 기술 전쟁의 키워드는 크기와 두께를 거쳐 화질(畵質)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화질은 TV 콘텐츠의 진화와 맞물려 있는 핵심 분야다. 현재 세계 콘텐츠 업계는 고화질(HD)을 거쳐 초고화질(FULL HD)로 이동하고 있다. 초고화질 영상은 고화질에 비해 2배 정도 선명하다.

TV의 소리도 발전 중이다. 음향기술 업체 ‘돌비’는 스테레오 스피커로 3차원 입체음향을 구현하거나 특정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만 TV의 소리를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같은 방에서 한 사람은 TV의 화면과 소리를 즐기는 반면 다른 사람은 조용하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TV가 특정 소수나 개인을 위한 맞춤형의 ‘내로캐스팅(Narrowcasting)’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3차원 화면 TV도 시제품이 속속 등장해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경쟁은 소비자의 감성을 잡는 디자인 대결로 치닫고 있다. TV가 거실을 장식하는 가구로서의 기능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대박을 터뜨린 와인 잔 모양의 ‘보르도’ TV는 디자인에 맞춰 기술을 개발한 대표적 사례이다. TV 옆면의 곡선을 살리기 위해 회로를 기존과 달리 전면 재배치한 것. 올해 세계 TV 시장에서는 1억9420만 대의 TV가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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