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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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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넬대 의대 생화학교실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박현호(33·사진) 씨는 “세포가 죽는 과정을 조절하는 단백질에서 핵심 영역의 구조를 처음 알아냈다”고 8일 밝혔다.
세포는 여러 가지 단백질이 차례로 결합하고 떨어지면서 죽음의 신호를 보내야 사멸한다.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죽음 영역’이라는 특수 부위를 갖고 있다. 각 단백질의 죽음 영역끼리 서로 결합하면서 사멸 신호가 전달되는 것. 인간의 경우 30여 가지 죽음 영역이 있고, 이들 영역을 가진 단백질은 약 70개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두 가지 단백질(RAIDD, PIDD)에서 죽음 영역을 분리해 서로 결합시켰다. 이 결합체에 X선을 쪼인 다음 컴퓨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영역이 고리 모양을 이루며 결합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리 모양의 일부분을 무작위로 변형시켰더니 죽음 영역은 서로 달라붙지 않았다. 고리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사멸 신호가 전달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세포 사멸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병이 생길 수 있다. 죽어야 할 세포가 살아남아 계속 증식하면 암이 된다. 반대로 살아야 할 세포가 너무 일찍 죽으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헌팅턴병 같은 퇴행성질환에 걸린다.
박 씨는 “죽음 영역들이 고리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활성화하는 물질을 만들어내면 이들 질병의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권위지 ‘셀’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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