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터지나…레이저빔, 빛의속도로 날아가는 위성 파괴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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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계획 중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 이 시스템은 우주의 인공위성도 공격할 수 있다. 일러스트 임혜경
미국 국방부가 계획 중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 이 시스템은 우주의 인공위성도 공격할 수 있다. 일러스트 임혜경
《2025년 어느 날 저녁. 중국 동해안 일대를 지나던 다목적 실용위성이 갑자기 사라진다. 국내 위성추적센터는 물론이고 미국 북미방공사령부의 스크린에서 동시에 사라진 것. 같은 시각,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의 위성 중계방송이 갑자기 중단된다. 영문을 물으려 홍콩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불통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방부는 “서해안 상공을 통과하던 다목적 실용위성이 미사일에 파괴됐다”며 “킬러위성으로 상대편 통신위성에 보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제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 위성 요격 실험에 성공하면서 한반도 상공에서의 우주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총알로 총알 맞히기보다 어려워

이번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의 낡은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 중국의 기술력은 어느 수준일까.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위성 요격은 날아오는 총알을 총알로 맞히는 것보다 어려운 기술”이라고 말한다. 초속 7.9km로 날아가는 위성을 음속의 5∼7배로 나는 탄도탄 로켓으로 맞히려면 ‘모래알 하나를 화살로 맞히는 수준’의 정밀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중국이 위성 요격에 활용한 로켓은 사거리가 6500km인 KT-2 대륙간탄도탄으로 알려졌다. 발사 후 지상기지국의 유도로 몇 분 만에 위성이 도는 863km 궤도로 올라간 로켓은 곧바로 레이더와 전자광학카메라, 적외선 감지장치를 활용해 목표를 추적한다. 목표를 포착하면 위성과 부딪칠 예상 지점을 파악해 거리를 좁히기 시작한다.

중국은 2005년과 2006년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와 6호 발사를 통해 이 같은 정밀 제어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중국이 위성을 파괴하는 수준을 넘어 적국의 미사일 공격을 우주에서 막아 낼 수 있는 중국판 미사일 방어체계가 한층 발전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 레이저무기 실용화 성큼

미국과 러시아는 이미 1980년대부터 다양한 위성 요격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85년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480km 상공에 있는 위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2001년에는 우주 공간에서 전쟁을 가상한 최초의 ‘워 게임’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상황.

다른 우주무기로는 빔 무기가 있다. 열선이나 레이저를 내는 것을 비롯해 전자나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쏘아 미사일이나 위성은 물론 지상 시설까지 파괴하는 개념이다. 공기 중에서 산란을 일으키지 않고 직진하는 레이저가 가장 각광받고 있다.

미국은 2004년 보잉 747을 개조한 비행기에서 레이저를 쏘아 소형 위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수백∼수천 km 떨어진 목표물을 파괴하려면 대형 발전기 몇 대가 생산하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작은 위성에는 탑재하기 힘들다. 당시 747 비행기에는 10MW가 넘는 에너지를 내는 커다란 전원 공급 장치가 실렸다.

○ 전자파 펄스 이용한 우주무기 개발도

미국과 러시아는 전자기기를 무력하게 만드는 전자파 펄스를 활용한 우주무기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전 당시 전자폭탄을 떨어뜨려 군 통신과 방송국 기능을 무력하게 한 것과 같은 방식. 강력한 전자파가 순간적으로 일어나면서 모든 전자기기가 일시에 마비된다.

적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킬러위성도 이미 개발이 끝났다. 무게가 1∼100kg인 이 위성은 평소 적국의 위성을 따라 궤도를 돌다가 목표로 돌진한다. 제작비가 수만∼수십만 달러로 값이 싸고 기능도 간단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중국은 2000년 적 위성을 따라다니다 돌진하여 파괴하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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