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양수에 줄기세포 있다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1분


코멘트
한국인 과학자가 참여한 미국 의과대학 연구팀이 태아를 보호하는 양수(羊水)에 배아 줄기세포에 버금가는 다기능 줄기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웨이크포리스트 의과대학 재생의학연구소장 앤서니 애털라 박사는 생명공학 분야의 권위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 최신호(7일자)에 게재한 논문에서 양수의 1%가 여러 형태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라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이 대학에 재직 중인 유지 교수(미국명 제임스 유)도 공동 저자로 참가했다.

애털라 박사팀은 7년간 연구 끝에 임신한 여성들이 기증한 양수에서 산모나 태아에게 해를 주지 않고 줄기세포를 추출해내 배양한 뒤 뇌 간 뼈와 같은 세포 조직으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와 성체 줄기세포의 중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다른 줄기세포처럼 36시간에 한 번씩 2배로 증식한다.

연구진은 양수는 임신 직후부터 출산 때까지 태아나 모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채취할 수 있어 윤리 논쟁이 끊이지 않는 배아 줄기세포 대신 각종 질병의 치료법 연구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애털라 박사는 “양수 배양 줄기세포는 모든 신체 기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순수 줄기세포와 달리 한 가지 또는 제한된 형태의 세포로만 자라게 된다”며 “그렇지만 약 10만 개의 샘플을 모으면 미국 인구의 99%에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이식용 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 연구자 유 교수는 1983년 미국 일리노이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9년부터 웨이크포리스트 의대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