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엔 두사람만 웃는다…한국 첫 우주인 후보 10명 압축

  • 입력 2006년 11월 25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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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3차 선발시험을 통과한 한국 우주인 후보 10명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정원(33·아이티매직 CTO) 김영민(3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원) 이진영(36·공군 소령) 최아정(24·서울대 물리학과 석사과정)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이소연(28·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 윤석오(29·한양대 교직원) 박지영(23·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사과정) 장준성(25·부천 남부경찰서 경위) 이한규(33·삼성SDI 연구원) 씨. 연합뉴스
24일 3차 선발시험을 통과한 한국 우주인 후보 10명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정원(33·아이티매직 CTO) 김영민(3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원) 이진영(36·공군 소령) 최아정(24·서울대 물리학과 석사과정)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이소연(28·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 윤석오(29·한양대 교직원) 박지영(23·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사과정) 장준성(25·부천 남부경찰서 경위) 이한규(33·삼성SDI 연구원) 씨. 연합뉴스
《24일 3차 선발시험을 통과한 한국 우주인 후보 10명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정원(33·아이티매직 CTO) 김영민(3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원) 이진영(36·공군 소령) 최아정(24·서울대 물리학과 석사과정)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이소연(28·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 윤석오(29·한양대 교직원) 박지영(23·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사과정) 장준성(25·부천 남부경찰서 경위) 이한규(33·삼성SDI 연구원) 씨. 연합뉴스》

“떨어질 줄 알았는데 10명 안에 들었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가 10명으로 압축됐다.

3만6000여 명이나 되는 우주인 후보 지원자가 나선 이후 3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10명의 우주인 후보가 뽑힌 것이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4일 “2차 선발시험을 통과한 후보 30명 가운데 이달 중순 치른 3차 선발시험을 통과한 남성 7명과 여성 3명을 뽑았다”고 밝혔다.

최연장자는 이진영(36) 공군 소령이고 최연소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박지영(23·여) 씨다.

직업은 연구원과 대학원생 등 이공계 종사자가 대부분이었다.

서류전형을 거쳐 9월 2일 3323명의 후보자가 3.5km 달리기 테스트에 참여하면서 돛을 올린 우주인 선발시험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우주를 향한 후보들의 막판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 여성 후보 약진 돋보여

2차 선발시험을 통과한 여성 후보자 5명 중 3명이 까다로운 정밀 신체검사와 적응 테스트를 통과했다.

여성 후보 중 이소연(28·KAIST 디지털나노구동연구단 연구원) 씨는 “테스트를 받으면서 몸은 힘들지만 자신감이 점점 붙고 있다”며 “남은 평가도 잘 소화해 내겠다”고 말했다.

최아정(24·서울대 물리학과 석사과정) 씨는 “함께 최선을 다했지만 떨어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그들을 대신해 꼭 우주에 가겠다”고 말했다.

합격자 가운데는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경찰, 군인 등 이색 경력자들도 포함됐다.

한 벤처회사 기술담당 이사인 류정원(33) 씨는 “벤처정신으로 우주인 선발시험에 도전했다. 물리학과 전자공학, 의학을 전공한 경험이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군 출신자 가운데 유일하게 3차 선발시험에 합격한 이 소령은 “어린 시절 꿈이었던 조종사는 이미 됐다”며 “이제 남은 도전은 우주”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발 과정을 주관한 공군항공우주의료원 정기영(공군 대령) 원장은 “건강상 문제가 있는 후보가 상당수 탈락했다”며 “평소 드러나지 않은 부정맥이나 담석, 만성 위염도 우주에서 위험할 수 있어 탈락시켰다”고 말했다.

○ 3개월간 힘든 테스트 거쳐

10명의 후보를 배출한 회사들은 23일 밤 3차 선발시험 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후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다.

대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김영민 연구원의 통과 소식을 듣고 보도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유일한 경찰 출신인 장준성(25·경위) 씨의 직장인 부천 남부경찰서도 들뜬 분위기다.

지난 3개월 동안 후보들은 3.5km를 23분 안에 완주하고 까다로운 영어시험과 상식시험을 치러야 했다.

또 정밀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10대 이상의 주사를 맞고 서너 끼를 굶는 체험도 했다. 이달 중순 치러진 3차 선발시험에서는 자기 몸무게의 5배에 이르는 무게를 견디는 중력 내성(耐性)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10명의 합격자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SBS 제작스튜디오에 마련된 ‘스페이스 캠프’라는 특수시설에 머물며 가상의 우주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이번 테스트는 최종 선발 권한이 있는 러시아 측에 한국의 우주인 후보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최종 평가 결과를 주기 위한 거의 마지막 단계다.

후보들은 이곳에서 우주식으로 마련된 밥, 김치, 두부조림을 먹으며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자세한 건강검진을 받고 물속에서의 무중력 테스트 등 우주에서와 똑같은 상황을 경험한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10명 가운데 2명은 탈락해 집으로 가야만 한다.

이어 이달 말 실제 항공기에 탑승하는 훈련을 받은 뒤 남은 8명은 내달 3일 러시아로 건너가 1주일간 현지 무중력 테스트와 적응 훈련을 받는다.

이 테스트에서 8명이 탈락해 12월 25일 후보 2명이 뽑힌다.

과학기술부는 후보 2명 가운데 러시아 소유스 호가 발사되는 2008년 4월경 건강상태가 좋은 한 사람을 최종 선발자로 정한다. 최종 선발자로 뽑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러시아 소유스 호를 타고 1주일 동안 우주를 여행하는 영예를 누린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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