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더 오르면” 새 단말기 구입 일단 관망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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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첫날인 27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 보조금에 대한 기대심리로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찾은 가운데 본사 지침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거나 대리점 리베이트를 ‘불법 보조금’으로 얹어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김재명 기자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첫날인 27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 보조금에 대한 기대심리로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찾은 가운데 본사 지침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거나 대리점 리베이트를 ‘불법 보조금’으로 얹어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김재명 기자
《한 이동통신회사에 1년 6개월 이상 가입해 온 사람은 27일부터 이용 기간과 실적에 따라 5만∼21만 원의 휴대전화 단말기 구입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이날 오전 정보통신부에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기준과 액수를 담은 이용약관을 신고하고 곧바로 시행했다. 휴대전화 보조금 제도는 특정 이동통신사를 1년 6개월 이상 계속 이용하면 새 단말기를 구입할 때 일정액을 이동통신사에서 받는 제도. 가입 기간만 채웠다면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겨도 이동하는 회사 약관에 따른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 3사가 밝힌 보조금 규모는 SK텔레콤은 7만∼19만 원, KTF는 6만∼20만 원, LG텔레콤은 5만∼21만 원이다.》

○ 오래 많이 사용했을수록 보조금 많다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관련 약관은 가입자의 이용 기간과 실적(보조금 지급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6개월 동안 월평균 요금)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표 참조

그러나 가입자 개개인이 속한 조건에 따라 받는 보조금 액수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월평균 3만 원 미만의 요금을 내는 1년 6개월 이상∼3년 미만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은 SK텔레콤이 7만 원으로, KTF(6만 원)와 LG텔레콤(5만 원)보다 많다.

그러나 월평균 7만 원을 사용하는 5년 가입자의 경우 KTF는 20만 원이고, SK텔레콤(17만 원)과 LG텔레콤(15만 원)의 순이다.

만약 다른 이동통신사로 변경하려면 소속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나 홈페이지에서 이용 실적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보조금은 2008년 3월 26일까지 1회만 받을 수 있다.

이정우 KTF 홍보팀 차장은 “보조금 액수가 회사마다 큰 차이는 없어 이동통신사를 바꾸는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혼란스러운 보조금 지급 첫날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SK텔레콤 광화문 직영점.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해 VIP 고객인 기자가 보조금을 받아 기존 단말기를 반납하고 LG전자 초콜릿폰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은 단말기 보상판매 가격과 VIP 고객 가격 가운데 어느 가격을 적용할지 난감해했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며 확인하던 직원은 “VIP 고객 가격인 51만5900원에서 보조금 16만 원을 뺀 35만5900원을 내라”고 했다. 그러나 이 회사 본사에 확인해 보니 기자는 이 단말기의 ‘출고가’인 54만8900원에서 16만 원을 뺀 38만8900원을 내야 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에는 보조금에 대한 기대감으로 쇼핑을 나섰다가 “생각보다 싸지 않다”며 발길을 돌리는 고객이 적지 않았다. 대리점이 이동통신사에서 리베이트로 받는 5만 원을 ‘불법 보조금’으로 얹어 주겠다는 호객 행위도 있었다.

이백규 테크노마트 사업자협의회 광고홍보위원은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방문 판매와 인터넷 판매를 통한 음성적 거래가 고개를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천천히 장만하는 것이 낫다

새 단말기를 구입하는 시점은 조금 늦추는 것이 낫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이동통신사가 보조금 지원 기준을 시행 30일 전에 미리 고지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시행 한 달이 되는 다음 달 26일까지는 예외적으로 수시 변경할 수 있도록 해 이동통신 3사가 경쟁하며 보조금 액수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통부는 법 시행 30일 이전이라도 보조금을 낮출 때에는 수정 30일 전에 고지하도록 해 앞으로 한 달간은 보조금 액수가 줄어드는 일은 없다.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슬림형인 30만 원대 저가 단말기부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등 고가 단말기까지 보조금 시장을 겨냥한 새 모델을 속속 내놓을 전망이다.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기준 및 지급액 (단위: 만 원)

SK텔레콤

이용 기간요금1년 6개월∼3년3∼5년5년 이상
3만 원 미만789
3만∼4만 원91011
4만∼5만 원111213
5만∼7만 원131415
7만∼9만 원151617
9만 원 초과171819

KTF

이용 기간요금1년 6개월∼3년3∼5년5년 이상
3만 원 미만666
3만∼5만 원789
5만∼7만 원101112
7만 원 초과161820

LG텔레콤

이용 기간요금1년 6개월∼3년3∼5년5∼8년8년 이상
3만 원 미만5678
3만∼5만 원78910
5만∼7만 원10111213
7만∼10만 원13141516
10만 원 초과18192021
요금은 최근 6개월 동안 월평균 요금.
이용 기간은 해당 통신회사 이용 기간. 자료: 각 회사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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