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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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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소장은 “시험관에서는 효과가 좋은데 동물 실험만 하면 효과가 없어 다시 시작해야 했다”며 “겨우 개발된 물질이 인체에 흡수가 되지 않아 그냥 버린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발기 연구’의 어려움은 도처에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와 토끼에게 후보 물질을 주입하고 직접 눈으로 발기 여부를 관찰했다. 하지만 동물들은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해 누가 쳐다보거나 작은 소리만 나도 발기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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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소장은 “처음에는 실험자 한 명이 4마리 쳐다보기도 바빴을 정도로 애먹었지만 숙련이 되니 12마리까지도 관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 소장은 제약업계에서 최초의 여성 연구소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발기부전 치료제를 만든 여자’라는 것 때문에 더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혹시 남편이 문제 있는 것 아니냐’, ‘무료로 임상실험에 참가할 테니 샘플 좀 갖다 달라’는 등 농담 섞인 얘기도 주변에서 들었다.
유 소장은 “연구 초기 본사 경영진 앞에서 브리핑을 했을 때 듣는 분이 모두 남자여서 용어나 표현상 낯 뜨거운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자이데나’라는 이름을 짓는 것도 신약 개발 과정 못지않게 힘들었다.
회사 안팎으로 공모를 하자 1000건 이상의 이름이 접수됐다.
‘기적(miracle)’을 ‘경험(experience)’한다는 뜻인 ‘엑시미라’, ‘밤을 지새우다’라는 뜻인 ‘지새우스’ 등도 있었다.
이 가운데 상표등록이 가능한 것, 발음으로 의미가 연상되는 것,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것 위주로 가려내는 작업을 거쳤다.
유 소장은 “한 미국 교포는 꿈에 계시를 받았다며 이름을 지어 주기도 했다”며 “결국 ‘잘되나’, ‘자, 이제 되나’가 연상된다며 선정된 지금의 이름은 강 회장님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허권을 가진 자이데나를 이용해 폐동맥 고혈압이나 전립샘 비대증 증 여러 용도로 연구를 확장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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