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내부서도 지적 “업적 자체 부정하는 뉘앙스가 문제”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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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MBC TV ‘PD수첩’이 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편을 방영한 이후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 비난하는 글을 1만 건 넘게 올렸다. 사진 출처 MBC 홈페이지
누리꾼들은 MBC TV ‘PD수첩’이 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편을 방영한 이후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 비난하는 글을 1만 건 넘게 올렸다. 사진 출처 MBC 홈페이지
MBC가 22일 논란 속에 방영한 ‘PD수첩’의 ‘황우석 신화의 난자’편 시청률이 낮게 나온 데다 비판 여론이 쏟아져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날 ‘PD수첩’ 시청률은 4.8%(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해 올해 이 프로그램 평균시청률 7.3%보다 낮았다.

MBC 내부의 의견도 엇갈렸다. 23일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는 “예상보다 부정적 여론이 덜한 편”이라고 안도하면서도 황 교수의 입장 발표가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간부는 “황 교수 연구의 윤리적 문제 해결을 공론화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PD수첩’과 인터뷰한 ‘네이처’의 기자나 여러 전문가의 코멘트가 마치 황 교수의 업적 자체를 부정하는 뉘앙스를 풍긴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간부는 “MBC가 황 교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쳐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PD수첩’ 인터넷 게시판에는 방송이 예고된 22일부터 1만2500여 건(23일 오후 9시 현재)의 댓글이 게시됐는데 이 중 90% 이상이 MBC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누리꾼 최영준 씨는 “황 교수팀이 파렴치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서구의 도덕 기준 잣대를 들이대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최민웅 씨는 “외국에서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시점에 시청률을 올리는 소재로 활용하자고 생각했다면 눈앞의 이익에만 치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PD수첩’의 지적이 적절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윤은익 씨는 “초기에 윤리적 논란을 짚어 보고 난자 확보의 어려움을 알려 황 교수가 좀 더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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