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여성, 유방암 걸릴 확률 높다”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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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릴 확률이 어느 손을 잘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왼손잡이 여성이 폐경기 이전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오른손잡이 여성보다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의학센터 쿠노 위테르발 박사팀은 1932∼41년에 태어난 여성 1만2000명의 유방암 발병 기록을 조사한 후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영국의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폐경기 전후 유방암 발병 사례를 모두 감안하면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40%가량 발병 가능성이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위테르발 박사는 “태아 발달 초기에 자궁 내 여성호르몬에 노출될 때 왼손잡이 유전자와 유방암 유전자가 동시에 영향을 받아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태아기에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물질에 노출되면 여성이 왼손잡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고, 태아 때 여성호르몬 유사 물질에 노출된 쥐는 나중에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왼손잡이와 유방암의 상관관계는 여성호르몬 때문일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여성 가운데 왼손잡이 비율은 약 9%이며 유방암은 전 세계에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걸리고 이 중 75%가 폐경기 이후에 발생한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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