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전립샘암은 콩을 싫어한다

  • 입력 2005년 9월 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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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 앤드루 그로브 인텔 최고경영자….

이들의 공통점은?

전립샘(전립선)암을 앓았다는 것이다. 앞의 두 사람은 이 때문에 사망했다.

많은 명사들이 이 병에 걸린 적이 있다. 그래서 ‘황제의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전립샘암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최근 대한비뇨기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신규 전립샘암 환자는 1984년 181명에서 2004년 3730명으로 20년간 20.6배 증가했다. 전립샘암 수술을 받은 환자 역시 1990년 4명에 불과했지만 2004년 690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립샘암은 또 50대 이후 남성들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아버지 암’으로도 불린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의 도움말을 받아 전립샘암 예방에 좋은 음식을 정리한다.

○ 된장… 두부…콩을 많이 먹자

전립샘암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지방식품을 과도하게 먹고 반대로 식이섬유는 적게 먹는 등 식생활이 서구화됐기 때문이다.

다른 암도 비슷하지만 전립샘암은 특히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단 동물성 고지방 식품의 섭취부터 줄이도록 한다.

된장, 두부, 청국장 등 콩을 원료로 한 음식이 전립샘암 예방에 좋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또 카로틴 성분이 풍부한 호박, 당근, 시금치, 상추, 아스파라거스 등과 같은 녹황색 채소도 좋다. 이 밖에 마늘, 양파, 녹차 등도 전립샘암 예방효과가 있다.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이 많이 들어 있는 토마토를 먹도록 한다. 열을 가할 때 리코펜이 더 잘 흡수되므로 토마토는 익혀 먹는 게 더 좋다. 감귤에 들어 있는 ‘페릴릴 알코올’ 성분 역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에 즐겨 먹도록 한다.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생선도 전립샘암 예방식으로 많이 권장된다. 등푸른생선에 있는 DHA와 EPA 성분이 전립샘암의 세포 증가를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 비대증이 암으로?… 전립샘암 오해들!

전립샘비대증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샘 조직을 구성하는 정상 세포들이 과도하게 늘어 발생한다. 비대증은 전립샘의 부피가 커지면서 악화한다. 그래서 비대증이 암으로 발전하는 게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남성들이 많다. 그러나 전립샘비대증은 암과 관련이 없다.

전립샘특이항원(PSA)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암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PSA 수치는 전립샘염, 급성 요로폐쇄, 전립샘마사지 등에 의해서도 올라갈 수 있다. 무조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성병에 걸린 경험이 있다 해서 전립샘암 발병률이 높지는 않다. 정관수술 역시 전립샘암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음주와 전립샘암의 상관관계 역시 아직까지는 밝혀진 게 없다.

전립샘암 초기에 수술하면 성관계를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과거에는 수술기법이나 장비가 발달하지 않아 수술 후 발기부전이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후 발기부전율이 크게 떨어졌고 설령 발기부전이 되더라도 그에 대한 치료법이 다양하다. 수술 후 소변을 보는 데도 큰 지장은 없다. 일시적으로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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